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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夕雨 (칠석우) - 李奎報 (이규보)

七夕雨   칠석우     李奎報   이규보   銀河杳杳碧天外 은하묘묘벽천외푸른 하늘 밖 아득하기만 한 은하에서 天上神仙今夕會 천상신선금석회하늘나라 신선들이 오늘 밤에 모인다네龍梭聲斷夜機空 룡사성단야기공밤 베틀이 비어 용북 소리도 끊어지고烏鵲橋邊促飛蓋 오작교변촉비개오작교로 빨리 가자고 수레를 재촉하네 相逢才說別離苦 상봉재설별리고서로 만나 이야기해도 이별이 괴로워서還導明朝又難駐 환도명조우난주내일 아침 또 머물지 못함을 걱정하네 雙行玉捩洒如泉 쌍행옥렬쇄여천옥 같은 두 줄기 눈물을 샘물처럼 뿌리니 一陣金風吹作雨 일진금풍취작우한바탕 가을바람 불어 비를 내리는구나廣寒仙女練帨涼 광한선녀련세량광한전의 선녀는 흰 수건이 쓸쓸하게도獨宿婆娑桂影傍 독숙파사계영방일렁이는 계수 그림자 곁에 홀로 사는데妬他靈匹一宵歡 투타령필일소환..

七夕 (칠석) - 李崇仁 (이숭인)

七夕   칠석     李崇仁   이숭인   銀河淸淺鵲橋橫 은하청천작교횡맑고 얕은 은하에 오작교가 가로놓이고天上星官此夕行 천상성관차석행천상의 성관이 오늘 밤 행차 하는구나乞巧從來兒女事 걸교종래아녀사걸교는 예부터 내려오던 아녀자의 일이니令人笑殺柳先生 영인소살류선생유 선생이 사람들을 웃어넘기게 하는구나 天孫歲歲有佳期 천손세세유가기천손은 해마다 좋은 만남이 있으니 勝似人間遠別離 승사인간원별리인간의 먼 이별보다는 그래도 낫구나回首脩門路迢遞 회수수문로초체뒤돌아보면 수문의 길은 멀고 멀어서不堪秋色上江蘺 불감추색상강리강리에 가을빛 뜨니 못 견디겠구나 ※乞巧(걸교) : 칠월 칠석날 밤에 부녀자들이 과일과 떡을 차려놓고 직녀(織女)에게 길쌈과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게 해 달라고 빌던 풍속을 말한다.  ※柳先生(유선생) : ..

七夕小酌 (칠석소작) - 李穀 (이곡)

七夕小酌 칠석소작 李穀 이곡  칠석날 조촐한 술자리를 갖다 平生足跡等雲浮 평생족적등운부평생 지나온 발자취가 뜬구름과 같은데萬里相逢信有由 만리상봉신유유만 리 밖에서 만나다니 실로 인연이구나天上風流牛女夕 천상풍류우녀석천상의 견우직녀에게는 풍류의 저녁이요 人間佳麗帝王州 인간가려제왕주인간 세계는 화려한 제왕의 고을이구나笑談款款尊如海 소담관관존여해담소 속에 술동이는 바다처럼 넘실대고簾幕深深雨送秋 렴막심심우송추장막 주렴에 많은 비가 가을을 보내네乞巧曝衣非我事 걸교폭의비아사걸교나 폭의는 내가 할 일 아니어서 且憑詩句遣閑愁 차빙시구견한수그저 시구에 의지해 한가히 시름을 달래네 ※佳麗帝王州(가려제왕주) : 남조 제나라의 시인 사조(謝脁)의 고취곡(鼓吹曲)에 ‘강남의 화려한 이 땅, 금릉은 제왕의 고을일세.〔江南佳麗地 金..

立秋前一日 (입추전일일) - 徐居正 (서거정)

立秋前一日 입추전일일 徐居正 서거정  입추 하루 전에  袞袞流光急 곤곤유광급세월은 쉴 새 없이 급히 흐르고深深小院幽 심심소원유작은 정원은 깊숙하고 그윽하네 荷花消酷暑 하화소혹서연꽃은 혹독한 더위를 물리치고 桐葉欲新秋 동엽욕신추오동잎은 막 가을이 되려 하네 今日何郞瘦 금일하랑수오늘도 하랑처럼 파리하게 되고頻年宋玉愁 빈년송옥수해마다 송옥의 시름을 겪는구나 江湖思不盡 강호사부진강호를 그리는 마음 그치지 않아擧酒獨憑樓 거주독빙루홀로 누각에 기대 술잔을 드노라  ※何郞瘦(하랑수) : 하랑(何郞)은 위(魏) 나라 때 사람 하안(何晏)을 말한다. 하안(何晏)은 본래 미남인 데다 항상 얼굴에 흰 분을 바르고 다녀 한때 유행이 되었다 한다. ※宋玉愁(송옥수) : 송옥(宋玉)은 전국 시대 초(楚) 나라의 문인인데, 그의 ..

平望亭 (평망정) 外 - 楊士彦 (양사언)

平望亭 次古詩 平望亭 卽抱川家舍也    평망정 차고시 평망정 즉포천가사야  평망정 고시를 차운하다. 평망정은 곧 포천의 집이다. 如雲身世竟何居 여운신세경하거구름 같은 신세가 어디에서 끝이 날지蓬轉萍浮十載餘 봉전평부십재여다북쑥 부평처럼 떠돈지 십 년 넘었네來祭松楸霜露下 내제송추상로하제지내러 온 선영에 서리 이슬 내리니獨歸湖海伴琴書 독귀호해반금서호해에서 홀로 돌아와 금서를 짝하리라 ※松楸(송추) :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이들을 묘역(墓域)에 많이 심는다 하여 선대 무덤의 별칭으로 많이 쓰인다. ※湖海(호해) : 호수와 바다라는 뜻이나, 전하여 사방 각지, 세상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鑑湖北九仙洞四磐石下 得冷泉 泉有蛟龍 감호북구선동사반석하 득냉천 천유교룡 감호 북쪽 구선동 네 반석 아래에서 찬 샘을 얻었다. 샘..

夏日 (하일) - 徐居正 (서거정)

夏日 하일 徐居正 서거정   苦熱能銷骨 고열능소골모진 더위가 뼈를 녹일 것 같아空齋坐拄頤 공재좌주이빈집에 앉아 턱 고이고 있노라니 雲藏雷殷殷 운장뇌은은구름 속에는 천둥소리 요란하고 山送雨絲絲 산송우사사산엔 부슬부슬 가랑비 보내오네蟻戰初酣後 의전초감후개미들 싸움이 막 격렬해진 뒤에鶯啼欲暮時 앵제욕모시저물어 갈 때 꾀꼬리가 우는구나關心無外事 관심무외사바깥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니快意有新詩 쾌의유신시새로이 지은 시에 만족할 뿐이네

處世訓 (처세훈) - 奇正鎭 (기정진)

처세(處世)란 말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사귀며 살아가는 행동 양식을 의미한다. 좋은 의미로 처세를 잘한다는 것은 남에게 욕먹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동을 말하지만, 부정적인 의미로 처세술(處世術)이 좋다고 하면 ‘야비 비열 협잡 아첨 비굴’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처세훈(處世訓)은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교훈을 말하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성인이나 철학자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처세훈(處世訓)이나 인생훈(人生訓)이 전해 오는데, 오늘은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선생의 처세훈(處世訓)을 쓰면서 그 뜻을 새겨 본다. 處世訓   처세훈     奇正鎭   기정진 處世柔爲貴 처세유위귀세상을 살아감에 부드러움을 귀하게 여기라 剛强是禍基 강강시화기강하고 ..

나의 이야기 2024.07.27

竹樓避暑 (죽루피서) - 蔡濟恭 (채제공)

竹樓避暑 죽루피서 蔡濟恭 채제공죽서루에서 더위를 피하다  杪夏苦熱蒸 초하고열증찌는 듯한 늦여름 더위가 괴로워赫日光如爇 혁일광여설이글거리는 태양이 불타는 듯하네蝸屋簷覆地 와옥첨복지처마가 땅에 무너진 오막살이에서 滴滴汗瀋滑 적적한심활땀방울이 뚝뚝 떨어져 번들거리네出門厚地沸 출문후지비문밖을 나서니 대지가 끓어올라서 惟恐步不疾 유공보부질오직 발병이 나지 않을까 두렵구나西樓洞軒豁 서루동헌활죽서루는 높고 덩그렇게 트여있어 風氣常吸欻 풍기상흡훌바람이 항상 세차게 불어온다는데前日雨大過 전일우대과전날 큰비가 한바탕 지나가더니 碧水沙半沒 벽수사반몰푸른 물에 모래톱이 반쯤 잠겼네 快哉憑朱檻 쾌재빙주함붉은 난간에 기대니 상쾌해져서俄頃凉到骨 아경량도골이내 서늘한 기운 뼛속에 스미네 童子也解事 동자야해사동자 또한 일을 익히 잘 ..

朴淵布瀑歌 (박연포폭가) - 李穡 (이색)

朴淵布瀑歌 熱甚故歌之 所以接水聲於耳目焉耳     李穡 박연포폭가 열심고가지 소이접수성어이목언이      이색박연폭포가. 더위가 혹심하여 이를 노래하여 물소리를 눈과 귀에 접하려 한다. 翠巖壁立千丈強 취암벽립천장강푸른 절벽이 천 길 높이로 우뚝 섰는데上有小淵如鑑光 상유소연여감광그 위에 거울처럼 맑은 작은 못이 있어 中安磐石生孤松 중안반석생고송가운데 반석에 소나무 한그루 자라더니 松今不見苔痕蒼 송금불견태흔창이제 솔은 보이지 않고 이끼만 푸르구나 天磨北崖衆壑水 천마북애중학수천마산 북쪽 벼랑의 여러 골짝의 물들이 奔流到此如津梁 분류도차여진량나루터 다리 같은 여기까지 내달아 와서 溢而下墜懸銀河 일이하추현은하아래로 넘쳐흐르며 은하처럼 매달렸구나濺沫四逬如滂沲 천말사병여방타물방울 사방으로 흩어져 큰비 오듯 하니 游人小..

次鈍菴詠盆松 (차둔암영분송) 外 - 楊士彦 (양사언)

次鈍菴詠盆松 차둔암영분송 둔암이 읊은 분송을 차운하다. 瓁屈龍盤霄漢姿 확굴룡반소한자옥을 잘라 만든 용반의 하늘 같은 자태가歲寒春色奪天時 세한춘색탈천시추운 겨울에 봄 색을 띠어 천시를 뺐었네 時來扶厦寧無計 시래부하녕무계때가 와도 큰 집을 떠받칠 계획은 없으니 災到犧罇願不爲 재도희준원불위희준을 원하는 재앙이 와도 할 수 없구나 ※鈍菴(둔암) : 조선 중기 판서를 지낸 심광언(沈光彦, 1490~1568)의 호이다. ※犧罇(희준) : 소 모양 술통으로 봄과 여름 제사에 한 쌍씩 현주(玄酒)와 예제(醴齊)를 각각 담아서 초헌례에 사용하는 놋쇠 그릇.  借馬 차마  말을 빌리다 追風天馬疾如飛 추풍천마질여비천마가 바람을 쫓듯 나는 듯이 빠르게飛過雲山幾翠微 비과운산기취미구름 낀 청산을 몇 번이나 날아 넘었나賴有東庭多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