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江陵詠懷 示蓀谷 (강릉영회 시손곡)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4. 9. 30. 15:56

江陵詠懷 示蓀谷    강릉영회 시손곡 

강릉에서의 회포를 읊어 손곡에게 보이다.

 

海山雲樹三千里 해산운수삼천리

바다 건너 산 너머 그리운 벗은 삼천리인데

璧水音容四十年 벽수음용사십년

벽수에서의 음성 용모가 사십 년이 되었네

延陵不解龍泉劒 연릉불해룡천검

연릉과 용천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徐市舟中一笑顚 서불주중일소전

오로지 배를 타고 간 서불을 비웃는구나 

 

※雲樹(운수) : 운수지회(雲樹之懷)에서 나온 말로 그리운 친구를 의미한다, 운수지회(雲樹之懷)는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를 생각할 때 흔히 쓰는 시적(詩的) 표현이다.

 

※璧水(벽수) : 성균관이나 문묘에 있는 연못으로 물이 빙 둘러있는 태학을 가리킨다. 원래는 주대(周代)에 귀족의 자제를 교육하는 기관으로 성균관(成均館)을 의미한다.

 

※延陵不解龍泉劒(연릉불해룡천검) : 연릉(延陵)은 오(吳) 나라의 연릉후(延陵侯) 계찰(季札)을 말하는데, 계찰이 상국(上國)으로 사신을 가는 길에 서(徐) 나라를 들렀는데 서나라 왕[徐君]이 계찰의 보검을 부러워하였다. 계찰이 사신으로 갔다 오는 길에 보검을 선물하기로 마음먹고 돌아오는 길에 서나라를 들르니 이미 왕이 죽고 없었으나 신의를 지키기 위해 왕의 무덤 앞에 칼을 걸어놓고 갔다고 한다. 룡천검(龍泉劒)은 오나라 때의 보검이다. 장화(張華)가 두성(斗星)과 우성(牛星) 사이에 자색(紫色) 기운이 도는 것을 보고, 보검의 정기인 줄 알고 뇌환(雷煥)을 보내 보검을 찾게 하였다. 뇌환(雷煥)이 보검 두 자루를 얻었는데 각각 용천(龍泉)과 태아(太阿)라고 적혀 있었다. 한 자루는 뇌환(雷煥) 자신이 차고 한 자루는 장화(張華)에게 보내면서, 마치 ‘계찰이 서군(徐君)의 무덤에 보검을 걸어놓은 것처럼 할 뿐이다.’고 하였다. 이는 신의를 지킨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徐巿舟中一笑顚(서불주중일소전) : 서불(徐市)은 중국 진(秦) 나라 때의 사람으로 진시황의 명으로 동남(童男), 동녀(童女) 3천 명을 데리고 불사약(不死藥)을 구하러 바다 끝 신산(神山)으로 배를 타고 떠났으나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한다. 이는 앞의 구절과 대비하여 서불의 신의 없음을 비웃는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