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四月初八日牡丹盛開 (사월초팔일모란성개) 外 - 李敏求 (이민구) 外

-수헌- 2025. 4. 30. 09:38

四月初八日牡丹盛開   사월초팔일모란성개     李敏求   이민구  

사월 초파일에 모란이 활짝 피다

 

靑城地接赤城霞 청성지접적성하

푸른 성은 땅에 붉은 성은 노을에 이어져

色色繁華襯眼斜 색색번화친안사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이 눈길을 끄는구나

爲是朝來新浴佛 위시조래신욕불

아침이 되면 부처님을 새로 목욕시키려고

一時俱發四天花 일시구발사천화

사방 천지의 꽃이 일시에 모두 피어났구나

 

※靑城地接赤城霞(청성지접적성하) : 청성(靑城)은 모란의 푸른 잎을, 적성(赤城)은 모란의 붉은 꽃을 비유하였다.

 

*이민구(李敏求, 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 또는 관해(觀海).

 

 

四月初八日雨   사월초팔일우     金宗直   김종직  

사월 초파일에 비가 오다

 

一年春事鬢刁騷 일년춘사빈조소

한 해 봄 농사에 귀밑머리는 헝클어지고

螻蟈爭鳴土盡毛 루괵쟁명토진모

청개구리 다퉈 울고 땅에는 풀이 돋았네

僝僽風披紅萬簇 잔추풍피홍만족

거센 바람이 만 떨기 붉은 꽃에 불어 대고

滂沱雨漲綠三篙 방타우창록삼고

퍼붓는 빗물은 상앗대의 세 배나 불었네

山家浴佛喧喧集 산가욕불훤훤집

산사에는 욕불하러 모여들어 떠들썩하고

田里驅牛暋暋勞 전리구우민민로

농촌에서는 소를 몰며 열심히 일하는구나

幸有松明官不禁 행유송명관불금

다행히도 관청에서 관솔불을 금하지 않아

貧民終夜代蘭膏 빈민종야대난고

가난한 백성들 밤새도록 난고에 대신하네

<郡守令民皆張燈 違者有罰 民無由者 縛松明炬於長竿上達夜

군수영민개장등 위자유벌 민무유자 박송명거어장간상달야

군수가 백성들에게 모두 등을 밝히게 하고 이를 어기는 자는 처벌하였으므로, 기름이 없는 백성들은 긴 장대 위에 관솔불을 매달아서 밤을 새웠다.>

 

※浴佛(욕불) : 부처님이 탄생한 음력 4월 초파일에 불상(佛像)의 머리에 향수(香水)를 끼얹어 씻기는 행사를 말한다.

※蘭膏(난고) : 좋은 향기가 나는 기름을 말한다.

 

*김종직(金宗直, 1431~1492) : 조선전기 병조참판, 홍문관제학, 공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효관(孝盥) 계온(季昷), 호는 점필재(佔畢齋). 문장과 경술(經術)에 뛰어난 영남학파의 종조(宗祖)였다. 생전에 지은 조의제문이 사후에 무오사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어 부관참시를 당했으며, 중종 때 신원(伸寃)되고, 숙종 때 영의정에 추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