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日漫成 구일만성 李崇仁 이숭인
중구일(重九日)에 그냥 짓다
登臨處處好山川 등림처처호산천
올라가 보니 곳곳이 좋은 산천인데
只恨無人送酒錢 지한무인송주전
단지 술값 보내줄 사람 없어 한이구나
藍澗一詩今膾炙 남간일시금회자
남간의 시 한 편이 지금까지 회자되니
龍山當日卽神仙 용산당일 즉 신선
그날의 용산 사람들이 바로 신선들이네
天邊白雁秋聲遠 천변백안추성원
가을날 하늘가엔 흰 기러기 소리 멀고
籬下黃花晩色鮮 이하황화만색선
저물녘 울 아래 누런 국화 색 선명하네
想得故園諸子弟 상득고원제자제
생각해 보니 고향 동산의 여러 자제들은
尊前笑我未歸田 존전소아미귀전
술잔 들고 돌아오지 않는 나를 비웃으리
※藍澗一詩(남간일시) : 두보(杜甫)의 시 구일남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에 ‘남전의 물은 멀리 여러 골짜기를 따라 떨어지고, 옥산은 두 봉우리는 나란히 높아 차갑구나. 내년 이 모임엔 누가 건재할지 알겠는가, 취하여 수유 쥐고서 자세히 들여다보네. 〔藍水遠從千澗落 玉山高竝兩峯寒 明年此會知誰健 醉把茱萸仔細看〕’라는 표현을 말한다.
※龍山當日卽神仙(용산당일즉신선) : 진(晉) 나라 때 맹가(孟嘉)가 중구일에 정서장군(征西將軍) 환온(桓溫)이 베푼 용산의 주연에 참석했다가, 국화주에 취한 나머지 모자가 바람에 날아가는 것도 모르고 있자, 환온이 그에게 알려주지 않고 손성(孫盛)에게 희롱하는 글을 짓게 하였는데, 맹가가 그 글을 보고는 곧장 멋지게 대응하는 글을 지어서 좌중을 경탄하게 했다는 고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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