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重陽口占 (중양구점) - 李恒福 이항복

-수헌- 2024. 10. 6. 09:57

重陽口占   중양구점     李恒福   이항복 

중양일에 입으로 읊다.

 

虛庭負手履新霜 허정부수리신상

빈 마당에서 뒷짐 지고 새 서리를 밟으며

秋葉號風感歎長 추엽호풍감탄장

바람에 날리는 가을 잎새에 길게 탄식하네

黃菊且須開爛熳 황국차수개란만

누런 국화는 의당 찬란하게 또 피겠지만

老人能閱幾重陽 노인능열기중양

이 늙은이 중양절을 몇 번이나 더 보려나

 

九日如寒食 구일여한식

구월 구일이 마치 한식과 같아서

空齋坐柱頤 공재좌주이

빈 집에서 턱 괴고 앉아 있으니

黃花與白髮 황화여백발

누런 국화와 더불어 흰머리털이

相對不相宜 상대불상의

서로 마주하니 어울리지 않는구나

 

*이항복(李恒福,1556~1618) : 조선시대 이조판서, 예문관대제학,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상(子常), 호는 필운(弼雲) 백사(白沙) 동강(東岡).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 봉군 되어 이항복이나 백사보다는 오성대감으로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