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霖雨 (임우) 外 - 洪汝河 (홍여하) 外

-수헌- 2024. 6. 22. 11:05

霖雨   임우     洪汝河   홍여하 

장맛비

 

半夜濤雷殷枕床 반야도뢰은침상

한밤의 큰 비가 우레처럼 침상을 두드리고

曉窓嵐霧濺衣涼 효창람무천의량

새벽 창에 뿌린 안개가 옷에 스며 서늘하네

閉門七日愁霖雨 폐문칠일수림우

장맛비에 칠일이나 문 닫고 시름에 겨우니

裹飯何人問子桑 과반하인문자상

누가 밥을 싸 가지고 자상에게 문안 오리오

 

※裹飯何人問子桑(과반하인문자상) : 찾아올 친구가 없다는 말이다. 옛날 자여(子輿)란 사람이 자상(子桑)이란 사람과 서로 친구였는데, 한 번은 열흘 동안 이어서 장맛비가 내리자, 자여가 말하기를, ‘자상이 굶어서 병이 났겠구나.〔子桑殆病矣〕’ 하고, 밥을 싸 가지고 가서 먹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홍여하(洪汝河,1620~1674) : 조선후기 경성판관, 병조좌랑, 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백원(百源), 호는 목재(木齋) 산택재(山澤齋).

 

 

夏日偶吟   하일우음     南秉哲   남병철  

여름날 우연히 읊다

 

雨聲終日掩柴門 우성종일엄시문

하루 종일 빗소리에 사립문 닫고 지내니

水齧階庭草露根 수설계정초로근

빗물이 섬돌 뜰을 갉아 풀뿌리 드러났네

園事近來修幾許 원사근래수기허

정원 일이 근래 들어 어떻게 되었는가

櫻桃結子竹生孫 앵도결자죽생손

앵두는 열매 맺고 대나무는 손주 봤네

 

※竹孫(죽손) : 대나무 뿌리에서 다시 옆으로 뻗어 나온 작은 대나무, 소동파의 시 가운데 ‘종려나무 자식을 낳고 대나무는 손자 보았도다. [檳榔生子竹生孫]’라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南秉哲(남병철; 1817~1863) : 자는 자명(字明), 원명(元明), 호는 규재(圭齋), 강설(絳雪), 구당(鷗堂), 계당(桂堂), 문정(文貞). 조선후기 예조판서, 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 천문학자, 수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