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夏日卽事 (하일즉사) - 李晩燾 (이만도)

-수헌- 2024. 6. 26. 10:51

夏日卽事 하일즉사 李晩燾 이만도  

여름날에 즉사로 읊다

 

帥氣操心一室空 수기조심일실공

텅 빈 방에서 기를 누르고 마음을 잡으니

熏炎不敎上顔紅 훈염불교상안홍

더운 기운 올라와 얼굴 붉지 못하게 하네

何關已事看書外 하관이사간서외

글을 보는 일 외에 무엇을 상관 하리오만

反驗人心抱病中 반험인심포병중

도리어 병 앓고 있는 사람 마음 징험하네

貪蚋到頭皆食物 탐예도두개식물

날 파리 떼 모이는 곳은 모두 먹을 것이고

鳴蟬止處自淸風 명선지처자청풍

우는 매미 머문 곳엔 맑은 바람 절로 이네

隔牕尙有談經客 격창상유담경객

창 저편에 아직 경전 담론하는 객이 있어

聲氣時時默與通 성기시시묵여통

음성과 기상이 때때로 말없이 통하는구나

 

*李晩燾(이만도, 1842년~1910) : 조선후기 사간원정언, 교리, 중학교수 등을 역임한 학자. 독립운동가. 자는 관필(觀必), 호는 향산(響山).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한국이 병탄 되자 유서를 지어 남긴 뒤 단식 24일 만에 순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