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初夏 (초하) - 李敏求 (이민구)

-수헌- 2024. 6. 19. 10:26

初夏   초하     李敏求   이민구  

 

逖矣傷時客 적의상시객

나그네가 아파하던 때가 오래되니

蕭然結夏僧 소연결하승

하안거 들어간 스님처럼 소연하네

荒階移碧蘚 황계이벽선

황폐한 섬돌에 푸른 이끼가 번지고

古樹上蒼藤 고수상창등

고목에는 푸른 등 넝쿨이 올라가네

睡接禪心定 수접선심정

선과 잠이 접하여 마음이 안정되고

精隨老境凝 정수로경응

늙어가면서 정신도 집중되는구나

忘言坐幽夜 망언좌유야

말도 잊고 밤중에 고요히 앉았으니

簷月代淸燈 첨월대청등

처마 끝에 걸린 달이 등불 대신하네

 

※結夏(결하) : 결하(結夏)는 승려가 음력 4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 90일 동안 출입을 금하고, 한 곳에 모여 수행에 전념하는 하안거(夏安居)를 말한다. 여름날 고요한 자신의 처지를 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간 스님에 비유한 것이다.

 

*이민구(李敏求,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 관해(觀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