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二

-수헌- 2024. 1. 3. 14:25

擬古 其二   陶淵明   도연명    原韻  

辭家夙嚴駕 사가숙엄가

일찍 집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은

當往誌無終 당왕지무종

곧 무종으로 가려고 함이라네

問君今何行 문군금하행

그대에게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니

非商復非戎 비상부비융

장삿길도 전쟁터도 아니라고 하네

聞有田子泰 문유전자태

듣기에 전자태라는 분이 있었는데

節義為士雄 절의위사웅

절의가 선비 중에 호걸이라 하네

斯人久已死 사인구이사

그분이 죽은 지는 이미 오래지만

鄉裏習其風 향리습기풍

향리에서는 그의 기풍을 익혔네

生有高世名 생유고세명

살아서는 세상에 이름이 높았고

既沒傳無窮 기몰전무궁

죽은 뒤에 이름이 끝없이 전하네

不學狂馳子 불학광치자

광치자 들은 이를 배우지 아니하고

直在百年中 직재백년중

백 년도 안 되는 세상을 살고 있구나

 

※嚴駕(엄가) : 마차를 준비하다는 뜻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無終(무종) : 무종(無終)은 지금의 하북성(河北省) 에 있는 지명(地名)으로 전자태(田子泰)의 고향이다.

 

※田子泰(전자태) : 후한 삼국시대의 전주(田疇), 자태(子泰)는 그의 호이다. 그의 주군(主君)인 유주목(幽州牧) 유우(劉虞)가 공손찬(公孫瓚)에게 살해당하자 절개를 지켜 서무산(徐無山)에 은거하였다. 훗날 위(魏) 나라의 조조(曹操)가 불렀으나 끝내 절개를 지키고 나가지 않았다 한다.

 

※狂馳子(광치자) : 미친 듯이 명리만을 좇아 달리는 사람.

 

이 시는 도연명(陶淵明)이 전자태(田子泰)의 절의에 빗대어 자신의 절의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도연명도 진나라[東晉]의 양위로 송나라[劉宋]가 개국하여 불렀으나 은거하며 나가지 않았다.

 

 

 

擬古 其二       申欽   신흠    和韻  

   

無物又無我 무물우무아

아무것도 없으면 또 나도 없으며

有初當有終 유초당유종

처음이 있으면 당연히 끝이 있네

已令身如塑 이령신여소

몸은 흙으로 빚어졌을 뿐인데

寧患口興戎 영환구흥융

입이 난리를 일으킬 염려를 할까

樂須慕顏巷 악수모안항

누항에서 즐기던 안자를 흠모하며

與俗羞爭雄 여속수쟁웅

세속에서 자웅 다툼이 부끄러웠네

每恨採薇詩 매한채미시

언제나 한스러운 건 채미시가

不得係國風 불득계국풍

나라 풍속에 이어오지 않음이네

頹波日靡靡 퇴파일미미

세상은 날로 서서히 무너져 가니

景仰其何窮 경앙기하궁

우러러보는 마음을 어찌 그칠까

九原那可起 구원나가기

구원에서 그를 일으키면 좋으련만

餘芬靑簡中 여분청간중

청사 속에 향기만이 남아 있구나

 

※顏巷(안항) : 안회(顔回)가 누항(陋巷)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생활을 한 것을 가리킨다. 논어(論語) 옹야(雍也)의 ‘어질다, 안회(顔回)여. 한 그릇 밥과 한 표주박 물을 마시며 누항에 사는 것을 사람들은 근심하며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낙을 바꾸지 않으니, 어질구나 안회여.〔賢哉 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 不改其樂 賢哉 回也〕’라는 공자의 말에서 나온 것이다.

 

※採薇詩(채미시) : 악부(樂府) 금곡가사(琴曲歌辭)의 이름. 무왕(武王)이 은(殷)을 정벌하자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수양산(首陽山)에서 고사리를 캐 먹으면서 불렀다는 노래이다. 채미조(採薇操)라고도 한다.

 

※九原(구원) : 사람이 죽은 뒤 그 영혼이 가서 산다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