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次權一齋九日登龍山用牧之詩韻 (차권일재구일등용산용목지시운) - 李穀 (이곡)

-수헌- 2024. 10. 2. 10:37

次權一齋九日登龍山用牧之詩韻   차권일재구일등용산용목지시운     李穀   이곡  

권일재가 중구일에 두목의 등용산 시의 운으로 지은 시에 차운하다.

 

東流袞袞日西飛 동류곤곤일서비

해도 도도하게 동에서 흘러 서로 지는데

世事紛紛時事微 세사분분시사미

세상사 분분하여 때맞춰 할 일도 없구나

黃菊開時宜痛飮 황국개시의통음

노란 국화 필 때는 마땅히 통음해야 하니

靑山好處可空歸 청산호처가공귀

푸른 산 좋은 곳을 그냥 가서야 되겠는가

更無俗士參高會 경무속사참고회

속사가 멋진 모임에 끼일 일도 다시없어

唯對良辰惜短暉 유대량진석단휘

오직 명절 마주하며 짧은 해 아쉬워하며

恨不得爲吹帽客 한불득위취모객

모자 날리는 객이 되지 못해 한이 되고

爲公醉舞拂塵衣 위공취무불진의

공을 위해 취하여 옷깃 떨쳐 춤추지 못했네

 

※權一齋(권일재) : 고려의 문관인 권한공(權漢功, ?~1349). 일재(一齋)는 호이다.

 

※牧之詩(목지시) : 목지(牧之)는 당나라의 낭만시인 두목(杜牧)의 자이다. 목지시(牧之詩)는 구일제산등고(九日齊山登高)라는 제목의 시로, 예로부터 중구일(重九日) 시중에서 절창(絶唱)으로 회자되고 있다.

 

※俗士(속사) : 학예나 견식이 뛰어나지 아니한 평범한 선비나 평범한 사람.

 

※恨不得爲吹帽客(한불득위취모객) : 진(晉) 나라의 맹가(孟嘉)가 중구일에 정서장군(征西將軍) 환온(桓溫)이 베푼 용산(龍山)의 주연(酒宴)에 참석했다가, 국화주에 취한 나머지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는 고사가 있다. 권일재(權一齋)와 함께 술을 흠뻑 마시며 중구일의 정취를 느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