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初庚日 (초경일) - 蔡濟恭 (채제공)

-수헌- 2024. 7. 11. 15:41

初庚日 幼選景參秀五士述諸君至   초경일 유선경삼수오사술제군지     蔡濟恭   채제공

초복날. 유선 경삼 수오 사술 등 여러 사람이 오다

 

歲運日以亟 세운일이극

세월이 태양을 빠르게 움직여서
一年已初庚 일년이초경

이미 한해의 초복 날이 다가오니
感玆嘉節名 감자가절명

좋은 명절을 맞아 감회가 일어서
聊以招友生 료이초우생

이에 힘입어 벗들을 초대하였네
微風來北牖 미풍내북유

북창에 산들바람이 불어와서
稍使暑氣輕 초사서기경

복더위를 조금은 식혀 주는구나
貧家亦隨俗 빈가역수속

살림살이 가난해도 풍속을 따라
小狗中廚烹 소구중주팽

작은 개 잡아서 솥에 넣어 삶고
歡言佐美酒 환언좌미주

즐겁게 얘기하며 좋은 술 권하니

紫霞湛盈觥 자하담영굉

붉은 노을이 술잔에 넘치는구나
物微也不辭 물미야불사

하찮은 음식이지만 사양치 말고
相看各厚情 상간각후정

마주 보며 서로 정을 두텁게 하세
門前有大道 문전유대도

문 앞으로는 큰길이 나 있으니
呵喝縱以橫 가갈종이횡

어지러운 가갈 소리가 들려오네
奈何熱中人 내하열중인

어찌하여 어떤 사람이 더위 속에

冒此炎氛行 모차염분행

이 더위를 무릅쓰고 다니는 걸까

 

※幼選(유선) : 조선 후기 태산 현감 대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인 목만중(睦萬中, 1727~1810). 자는 유선(幼選) 호는 여와(餘窩). 채제공(蔡濟恭), 신광수(申光洙), 정범조(丁範祖), 이용휴(李用休) 등과 교유하였다.

 

※景參(경삼) : 영조 때 참판을 지낸 오대익(吳大益, 1729~?). 자는 경삼, 호는 운암(雲巖)이다. 번암의 처남이다.

 

※秀五(수오) : 조선 후기의 문신 유항주(兪恒柱, 1730~?). 자는 수오(秀五)이다.

 

士述(사술): 조선후기 양주목사, 강원감사, 강화유수 등을 역임한 문신 채홍리(蔡弘履, 1737~1806). 사술(士述), 호는 기천(岐川). 번암에게는 조카뻘이다.

 

呵喝(가갈) : 귀한 사람의 행차할 때 길을 치우기 위해 물렀거라!’하고 외치는 소리이다.

 

*채제공(蔡濟恭, 1270~1799 ) : 조선 후기 강화유수, 우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백규(伯規), 호는 번암(樊巖) 번옹(樊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