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思歸 (사귀) - 徐居正 (서거정)

-수헌- 2024. 5. 20. 14:54

思歸   사귀     徐居正   서거정  

고향에 돌아갈 생각 하다

 

杜老行藏逈莫齊 두로행장형막제

두보는 행적이 매우 순탄치가 않았으니

晩年身世瀼東西 만년신세양동서

만년에는 신세를 양수 동서에서 보냈네

有田不去何顔面 유전불거하안면

밭이 있어도 체면 때문에 가지 않으니

却怕依違到死迷 각파의위도사미

망설이다가 미혹하여 죽을까 봐 두렵네

 

昨夢分明到夢村 작몽분명도몽촌

어젯밤 꿈에 분명히 몽촌에 이르러 보니

稻畦麥壟接蔬園 도휴맥롱접소원

벼논과 보리밭이 채마밭과 접해 있었네

覺來獨坐翻惆悵 각래독좌번추창

잠을 깨어 홀로 앉았으니 문득 서글퍼져

心事何人細討論 심사하인세토론

이 걱정을 누구와 자세히 의논해야 하나

 

野人籬落快新晴 야인리락쾌신청

시골 마을에 비가 막 그쳐 쾌청해지니

舍北舍南打麥聲 사북사남타맥성

집 남북에서 보리타작 소리 들리는구나

待我歸時酒應熟 대아귀시주응숙

내가 돌아갈 때 술은 응당 익었을 테고

候門稚子亦歡迎 후문치자역환영

아이 또한 문에서 기다리며 반겨주겠지

 

※晩年身世瀼東西(만년신세양동서) : 瀼(양)은 양수(瀼水)로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의 산간에 흐르는 냇물 이름이다. 두보(杜甫)가 기주(夔州) 지방에 있을 때 그곳의 산천을 몹시 좋아하여 차마 떠나지 못하고 양수의 동쪽, 서쪽 등으로 세 번이나 집을 옮기며 살았던 데서 온 말이다.

 

※待我歸時酒應熟(대아귀시주응숙) 候門稚子亦歡迎(후문치자역환영) :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동복들은 반겨주고, 어린아이는 문에서 기다리네. 세 오솔길은 묵었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여전하고. 아이 손잡고 방에 들어가니, 항아리에 술이 가득하네. [僮僕歡迎 稚子候門 三徑就荒 松菊猶存 携幼入室 有酒盈樽]‘라고 한 것을 인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