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打麥二絶 (타맥이절) - 金正喜 (김정희)

-수헌- 2024. 5. 18. 10:52

打麥二絶 寄北靑明府便面   타맥이절 기북청명부편면     金正喜 김정희  

보리 타작 두 절구. 북청부사의 편면에 부치다

 

福星十九社中光 복성십구사중광

복성이 온 마을에 비쳐서 빛을 발하니

大麥坌黃四野香 대맥분황사야향

보리가 누렇게 익어 온 들이 향기롭네

近日官家無外事 근일관가무외사

관가에서는 요즘 바깥에 일이 없으니

婆娑樹下午眠長 파사수하오면장

한가로이 나무 아래 낮잠이 한창이네

 

大好新晴碌碡場 대호신청록독장

맑게 갠 좋은 날 마당을 평평하게 고르니

兩岐何似去年長 양기하사거년장

두 갈래 진 보리이삭이 작년처럼 길구나

空中不斷連耞響 공중불단련가향

도리깨 소리가 공중에서 끊이지 않으니

天上人間麥飯香 천상인간맥반향

천상이나 인간에서나 보리밥이 향기롭네

 

※福星(복성) : 길한 별이라는 뜻으로, 목성을 이르는 말. 세성(歲星)이라고도 하는데 그 별이 비치는 곳에는 백성들이 복을 받는다 한다.

 

※碌碡場(녹독장) : 녹독(碌碡)은 밭을 평평하게 고를 때 사용하는 농기구이다. 따라서 녹독장(碌碡場)은 타작마당을 평평하고 고른다는 의미이다.

 

※兩岐(양기) : 보리 이삭이 두 갈래가 지는 것을 말하는데, 풍년의 징조라고 한다. 한 나라 때 장감(張堪)이 어양 태수(漁陽太守)로 가서 백성에게 농사를 가르쳐 해마다 풍년이 드니 백성들이 노래하기를, ‘뽕나무는 붙은 가지가 없고 보리 이삭은 두 갈래가 졌네, 장태수가 정사를 하니 즐거움이 한량없네. [桑無附枝 麥穗兩岐 張君爲政 樂不可支]” 한 데서 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