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鵲院關 (작원관) - 李植 (이식), 許𥛚 (허적)

-수헌- 2024. 1. 19. 12:03

鵲院遷 在洛江 峽口險阨 壬辰之賊 到此逗留一日方進     李植     이식  

작원천 재락강 협구험액 임진지적 도차두류일일방진

작원에 올라. 낙동강에 있다. 협곡의 입구가 험난하게 막혀 있어 임진년에 왜적이 이곳에 왔다가 하루 동안 지체하고 나서야 진격하였다.

 

小棧纔容轍 소잔재용철

겨우 수레바퀴 하나 지나갈 좁은 잔도에

層灘逆上舠 층탄역상도

층층 여울을 거슬러 거룻배가 올라오네

漁梁通海島 어량통해도

어량을 통과하면 바다와 섬으로 통하지만

貨市控蠻獠 화시공만료

섬 오랑캐도 장사꾼도 더 이상 못 다니네

自古防虞地 자고방우지

예로부터 환란을 방어해 온 험한 요새이니

須資蓋代豪 수자개대호

마땅히 자질 뛰어난 호걸에게 맡겨야 하리

龍蛇那忍說 룡사나인설

임진 계사년 그때 일을 차마 어찌 말하리

生聚轉蕭條 생취전소조

나라 부강하게 하는 일이 쓸쓸해지는구나

 

※漁梁(어량) : 물살을 막고 통발이나 살을 놓아 고기를 잡는 곳.

 

※蠻獠(만료) : 남방의 미개민족, 오랑캐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왜적(倭敵)을 뜻한다.

 

※龍蛇那忍說(용사나인설) : 용사(龍蛇)는 임진년과 계사년의 일, 즉 임진왜란을 말한다. 작원관(鵲院關)은 밀양 삼랑진 남쪽 낙동강 변에 있던 관문인데, 부산에서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임진왜란 때 밀양부사 박진이 이끄는 군관민 300여 명이 고니시[小西行長]의 1만 8천여 군사와 대적해 결사 항전한 것을 말한다. 제목에서 임진년에 왜적이 이 곳에 도착해 하루를 머물고 진격한 것은 이 때문이다.

 

※生聚(생취) : 백성을 길러 나라를 부강하게 함. 인구를 증가시키고 재정을 넉넉하게 쌓아 가는 것을 말한다.

 

*이식(李植,1584∼1647) : 조선시대 대사헌, 형조판서,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여고(汝固), 호는 택당(澤堂) · 남궁외사(南宮外史) · 택구거사(澤癯居士).

 

 

過鵲院 在密陽    과작원 재밀양      許𥛚    허적  

작원을 지나가며. 밀양에 있다

 

路廻深峽出平蕪 노회심협출평무

깊은 골짜기 돌아 나오니 거친 들이 펼쳤고

地豁天開浸巨湖 지활천개침거호

넓은 땅의 큰 호수에 열린 하늘이 잠겼네

萬疊雲岑紛窈窕 만첩운잠분요조

구름 낀 만 겹 봉우리가 고요히 우뚝 솟아

千重煙渚互縈紆 천중연저호영우

안개 낀 물가에 겹겹이 서로 얽히었네

風生輕浪搖環佩 풍생경랑요환패

바람에 물결이 패옥처럼 가벼이 흔들리고

日倒澄輝動火珠 일도징휘동화주

지는 해가 불구슬처럼 맑게 빛나는구나

匹馬長汀來又去 필마장정래우거

한필의 말로 물가를 오랫동안 오가는데

棲棲還愧水中鳧 서서환괴수중부

물속 오리가 서서하니 도리어 부끄럽네

 

※棲棲(서서) : 거마를 검열하는 모양,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모양, 안달하는 모양.

 

*허적(許𥛚,1563~1640) : 조선 후기 형조좌랑 사예군자감정(刑曹佐郞 司藝軍資監正) 공조판서 한성판윤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하(子賀), 호는 수색(水色). 또는 상고재(尙古齋)이다.

 

 

 

 

작원관지(鵲院關址)에 복원된 한남문(捍南門)

 

작원관(鵲院關) 위령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