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

次密陽東軒韻 (차밀양동헌운) - 洪聖民 (홍성민)

-수헌- 2024. 5. 24. 16:04

次密陽東軒韻   차밀양동헌운     洪聖民   홍성민  

밀양 동헌의 시를 차운하다.

 

風日那能到此樓 풍일나능도차루

바람과 햇볕이 어떻게 이 누각에 이르렀는지

一天雲物足銷愁 일천운물족소수

하늘 아래 경치가 시름을 녹이기에 충분하네

斗牛咫尺銀河冷 두우지척은하랭

두우성은 지척에 있고 은하수는 맑으니

莫把靈槎下碧流 막파령사하벽류

푸른 물결 따라 흐르는 영사를 붙잡지 말게

定是仙山十二樓 정시선산십이루

진정 신선의 산에 열두 채의 누각이 있으니

蟠桃影向玉窓留 반도영향옥창류

옥창을 향해 반도 그림자가 둘러싸고 있구나

蕭蕭風露非人世 소소풍로비인세

소슬한 바람과 이슬은 인간세상 것이 아니니

休把金丹謾有求 휴파금단만유구

쓸데없이 영약을 구하려고 애쓰지 마시게.

 

※靈槎(영사) : 한나라의 장건(張騫)이 서역에 사신으로 가면서 뗏목을 타고 황하를 올라가다가 은하수에 다다라 견우와 직녀를 만났다는 전설에서 유래하여 신령한 뗏목이란 의미이다.

 

※十二樓(십이루) : 중국의 곤륜산(崑崙山) 선인(仙人)의 거처에 있다는 열두 채의 고루(高樓)

 

※蟠桃(반도) : 중국 도교 신화에 나오는 복숭아. 서왕모의 정원에서 자란다는 이 복숭아는 3,000년마다 1번씩 열매가 열리고 이것을 먹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한다.

 

※金丹(금단) : 신선이 만든다는 장생불사의 환약.

 

*홍성민(洪聖民,1536-1594) : 조선시대 예조판서, 대사헌, 호조판서, 경상감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시가(時可), 호는 졸옹(拙翁).

 

 

 

옛 밀양 관아지에 복원된 동헌. 동헌은 부사가 근무하는 건물로 근민헌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