擬古 其五 陶淵明 도연명 原韻
東方有一士 동방유일사
동방에 한 선비가 있었는데
被服常不完 피복상불완
옷차림이 항상 남루하였네
三旬九遇食 삼순구우식
삼십일에 아홉 끼 밥을 먹고
十年著一冠 십년착일관
십 년을 관 하나 쓰고 지내네
辛苦無此比 신고무차비
그 고생을 비길 데가 없지만
常有好容顔 상유호용안
항상 좋은 얼굴 지니고 있네
我欲觀其人 아욕관기인
내가 그분을 보고자 하여
晨去越河關 신거월하관
새벽에 하관을 넘어갔었네
靑松夾路生 청송협로생
길 옆에 푸른 소나무 자라고
白雲宿簷端 백운숙첨단
처마 끝에 흰 구름이 머무네
知我故來意 지아고래의
일부러 찾아온 내 뜻을 알고
取琴爲我彈 취금위아탄
나를 위해 거문고를 타주시네
上絃驚別鶴 상현경별학
높은 줄로 별학으로 놀라게 하고
下絃操孤鸞 하현조고란
낮은 줄로는 고란곡을 타시네
願留就君住 원유취군주
원컨대 그대와 함께 머물러 살며
從今至歲寒 종금지세한
세한에 이르도록 같이하고 싶구나
※이 시는 세속을 벗어나 고고하게 살고 싶은 시인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別鶴(별학) : 악부(樂府) 금곡(琴曲)의 이름. 상릉목자(商陵牧子)가 결혼한 지 5년이 되도록 자식이 없어 재취(再娶)하려하자 그의 아내가 슬피 우는 소리를 듣고 지었다고 한다.
※孤鸞(고란) : 금곡(琴曲)의 이름이다. 고란(孤鸞)은 짝 잃은 난새란 뜻이니 부부가 서로 헤어짐을 의미한다.
※歲寒(세한) : 추운 겨울. 여기서는 老境을 의미함.
擬古 其五 申欽 신흠 和韻
內視逾七七 내시유칠칠
사십 구세가 지나서 반성해 보니
視聽淸而完 시청청이완
보고 듣는 것이 맑고 완전했구나
天地卽爲家 천지즉위가
하늘아래 땅 위가 바로 내 집인데
何必悲南冠 하필비남관
어찌 꼭 남관을 슬퍼만 할 것인가
傍人怪相問 방인괴상문
곁의 사람들 괴이하게 내게 묻길
老至有童顏 노지유동안
늙어가면서도 왜 동안이냐고 하네
答云無所爲 답운무소위
내 대답하길 달리 하는 일이 없고
但知駐三關 단지주삼관
다만 삼관에 머물렀을 뿐이라 했네
氣混溟涬初 기혼명행초
태초에 대기가 뒤섞여 어둡던 때는
乾坤豁倪端 건곤활예단
하늘과 땅의 시작과 끝이 통했는데
太極亦何物 태극역하물
태극 또한 어떤 사물이었으며
陰陽還一彈 음양환일탄
음양도 역시 탄환의 하나였네
人寰不可託 인환불가탁
인간 세상에는 몸 붙일 데가 없고
空外雙靑鸞 공외쌍청란
허공 밖에 푸른 난새 한 쌍이 있어
語了拂衣去 어료불의거
말을 마치고 옷을 털고 떠나가니
蓬海靈風寒 봉해령풍한
봉래 바다의 신령한 바람이 차구나
※南冠(남관) : 남쪽 초나라 사람[楚人]이 쓰는 관이라는 뜻으로, 춘추시대 초나라사람 종의(鍾儀)가 진(晉) 나라에 포로로 잡혀있으면서 고향을 그리며 항상 초나라의 관을 쓰고 있었던 고사에서 유래한다. 전하여 고향을 그리워하는 포로나 유배된 죄수를 의미한다.
※三關(삼관) : 몸에서 세 가지 중요한 곳인 입, 귀, 눈을 이르는 말. 따라서 말하고 듣고 보는 것을 잘하였다는 의미인 듯.
'陶淵明과 和陶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七 (0) | 2024.01.12 |
---|---|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六 (2) | 2024.01.10 |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四 (2) | 2024.01.06 |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三 (2) | 2024.01.04 |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二 (2) | 2024.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