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七

-수헌- 2024. 1. 12. 10:53

 擬古 其七     陶淵明    도연명      原韻  

​​日暮天無雲 일모천무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날이 저물고

春風扇微和 춘풍선미화

봄바람이 온화하게 사립문에 불어오네

​​佳人美淸夜 가인미청야

좋아하는 사람은 맑은 밤을 즐기면서

達曙酣且歌 달서감차가

새벽에 이르도록 노래하며 즐기는구나

​​歌竟長歎息 가경장탄식

노래를 끝내고 길게 탄식을 하니

​​持此感人多 지차감인다 

이 모습이 사람을 크게 감동시키는구나

​​皎皎雲間月 교교운간월

구름 사이의 달은 밝고 밝으며

​​灼灼葉中華 작작엽중화 

잎 속의 꽃은 밝고 선명하구나

​​豈無一時好 기무일시호

어찌 한 시절 좋은 때가 없으랴마는

不久當如何 부구당여하

오래가지 못하니 어떻게 해야 할까

 

​​※ 이 시는 시인이 좋은 경치는 오래가지 못하고 좋은 시절은 다시 오기 어렵다는 서글픈 심정을 표현하였다.

 

​​※佳人美淸夜(​​가인미청야) : 가인(​​佳人)은 통상 미인을 뜻하나, 여기서는 좋아하는 사람(벗)으로 이해된다.

 

 

擬古 其七     申欽   신흠     和韻 

鶯慵燕亦老 앵용연역로

꾀꼬리 게을러지고 제비도 늙어가니

佳節正淸和 가절정청화

빼어난 계절이 정말 맑고 화창하구나

當軒鳴綠琴 당헌명록금

녹금 소리 울리는 난간을 마주하고

按節吟商歌 안절음상가

상가를 노래하며 여유롭게 거닐었네

別浦長堤闊 별포장제활

둑이 길게 트인 포구에서 이별하는데

遙峯秀色多 요봉수색다

멀리 봉우리 빛이 매우 아름답구나

野人甘淡泊 야인감담박

야인들은 담박한 것을 좋아하는데

那復戀鉛華 나부련연화

어찌 연화분을 다시 그리워할까

魏瓢空濩落 위표공호락

큰 박이 텅 비어서 쓸모가 없다면

且欲樹無何 차욕수무하

그것을 무하유향에다 심고 싶구나

 

※按節(안절) : 사전적 의미로는 ‘한 방면을 맡아 다스리는 관찰사의 직무를 수행함’ 또는 ‘그 직무를 수행하는 자’로 나오는데, 말을 탈 때 채찍질을 조절하며 다닌다는 의미로 관리가 지방을 순시하거나 지방관으로 부임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는 단순히 여유롭게 다닌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商歌(상가) : 진(晉) 나라 영척(寗戚)이 소를 먹이면서 부르던 노래를 말함. 영척(寗戚)이 제 환공(齊桓公)에게서 벼슬을 하고자 하였으나 너무 가난하여 환공을 면회할 길이 없자, 상려(商旅)가 되어 제 나라에 들어가 소를 먹이면서 소뿔을 두드리며 상가(商歌)를 슬피 부르니, 환공이 그 소리를 듣고 그를 비범하게 여겨 등용하였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구각가(扣角歌)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그냥 슬픈 노래정도로 이해된다.

 

※鉛華(연화) : 여자들이 얼굴에 화장을 할 때 바르는 흰 가루.

 

※且欲樹無何(차욕수무하) : 무하(無何)는 무하유향(無何有鄕)에서 온 말로 아무것도 없는 곳. 무위(無爲)의 빈 경지로 장자(莊子)가 그리워하던 이상향(理想鄕)을 말한다. 장자 소요유(莊子 逍遙遊)에 ‘지금 그대에게 큰 나무가 있는데, 너무 커서 쓸모가 없어 걱정이면 왜 그것을 무하유지향이나 넓은 들판에 옮겨 심지 않는가. [今子有大樹 患其無用 何不樹之於無何有之鄕 廣莫之野]’라는 구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