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四

-수헌- 2024. 1. 6. 20:31

擬古 其四    陶淵明      도연명     原韻  

迢迢百尺樓 초초백척루

아득히 높은 백 척 누각에 올라

分明望四荒 분명망사황

바라보니 사방 끝이 분명하여

暮作歸雲宅 모작귀운택

저녁엔 구름 돌아오는 집이 되고

朝為飛鳥堂 조위비조당

아침에는 나는 새의 집이 되네

山河滿目中 산하만목중

산천은 눈 안에 가득 들어오고

平原獨茫茫 평원독망망

들판은 홀로 넓고 아득하구나

古時功名士 고시공명사

옛날 공명을 쫓던 사람들이

慷慨爭此場 강개쟁차장

강개 하여 이곳에서 다투다가

一旦百歲後 일단백세후

백 년이 지난 후 하루아침에

相與還北邙 상여환북망

서로 함께 북망으로 돌아갔네

松柏為人伐 송백위인벌

송백은 사람에 의해 베어지고

高墳互低昂 고분호저앙

높고 낮은 무덤만 높이 있구나

頹基無遺主 퇴기무유주

무너진 무덤엔 주인이 없으니

遊魂在何方 유혼재하방

떠도는 혼은 어느 곳에 있는가

榮華誠足貴 영화성족귀

영화는 정녕 귀하기는 하지만

亦復可憐傷 역부가련상

또한 가련하고 덧없는 것이구나

 

※ 이 시는 높은 누각에서 사방을 바라보다 무너진 무덤을 보고 인생의 무상함과 덧없는 영화를 한탄하고 있다.

 

 

擬古 其四     申欽    신흠      和韻  

我昔驂靑鸞 아석참청란

나 옛적에는 푸른 난새를 타고서

凌雲睨窮荒 릉운예궁황

구름을 넘어서 먼 곳을 보았더니

飛仙在其上 비선재기상

그 위에 날아다니는 신선이 있고

迢迢白玉堂 초초백옥당

아주 멀리에는 백옥당이 있었네

塵世若蜉蝣 진세약부유

풍진세상 삶은 하루살이 같은데

萬劫何微茫 만겁하미망

아득한 만겁을 어떻게 살아가나

時時逢素女 시시봉소녀

때때로는 소녀를 맞이해서

大笑百千場 대소백천장

백 번 천 번을 크게 웃었네

浮生能幾歲 부생능기세

떠도는 인생 몇 해를 살 것인가

畢竟同歸邙 필경동귀망

필경에는 모두 북망으로 돌아가는데

貽我不死訣 이아불사결

불사의 비결을 나에게 준다면

精神爲激昂 정신위격앙

정신을 한껏 끌어 올리려네

欲將刀圭劑 욕장도규제

마땅히 처방으로 약을 만들어서

一一分四方 일일분사방

사방에다 똑같이 나눠주고 싶네

共得玄命祕 공득현명비

모두 수명 연장의 비방을 얻는다면

庶其無夭傷 서기무요상

일찍 죽는 사람은 없을게 아닌가

 

※白玉堂(백옥당) : 원래는 관리(官吏)가 있는 관서를 말하고, 홍문관(弘文館) 또는 한림원(翰林院의) 별칭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문인(文人)이 죽은 뒤에 모여 산다는 백옥루(白玉樓)를 말한다. 당나라 때의 시인 이하(李賀)가 죽을 때, 천사(天使)가 내려와 말하기를 ‘천제께서 백옥루를 지어놓고 그대를 불러 기문을 짓게 하였다.’는 말을 듣고 죽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素女(소녀) : 전설에서, 음악에 정통하고 음양술(陰陽術)과 방중술(房中術)에 능했다고 하는 선녀의 이름.

 

※刀圭(도규) : 예전에, 가루약의 양을 잴 수 있게 만든 숟가락. 약을 뜨는 숟가락, 의약(醫藥), 의술(醫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