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七言絶句(칠언절구)

簡抱川城主 乞蓮菊竹三絶 (간포천성주 걸련국죽삼절) 外

-수헌- 2025. 1. 26. 19:22

簡抱川城主 乞蓮菊竹三絶 간포천성주 걸련국죽삼절

포천 성주에 편지를 보내 연 국 죽 삼절을 얻다.  

 

願借池蓮四五根 원차지련사오근

못 속의 연 네댓 뿌리를 얻고 싶어서

擬看堂背去憂萱 의간당배거우훤

집 뒤로 가서 원추리와 비교해 보았네

寧思凈友懷前哲 녕사정우회전철

연꽃이 옛 현인을 품은 듯한 생각 들어

欲把馨香喚客魂 욕파형향환객혼

꽃향기 잡고 나그네 혼을 부르고 싶네

<右蓮 우련

위는 연이다.>

 

楚餐素入靈均夕 초찬소입영균석

초나라의 영균이 저녁으로 먹었으며

晉露香傳五柳杯 진로향전오류배

오류선생 술잔에 이슬 향이 전해오네

風味至今猶未沫 풍미지금유미말

풍미가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았으니

倘分階下百叢來 당분계하백총래

혹시 섬돌 아래 백 떨기가 나눠있을까

<右菊 우국

위는 국화이다.>

 

遨頭砌下幾多羣 오두체하기다군

태수의 섬돌 아래엔 무더기로 많아도

子美堂前無此君 자미당전무차군

자미당 앞에는 그대가 없구나

欲拂波濤蒼翠色 욕불파도창취색

파도의 푸른 비취색을 떨치고 싶어서

忍專雝噦鳳凰聞 인전옹홰봉황문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봉황이 참고 듣네

<右竹 우죽

위는 대나무다>

 

※凈友(정우) : 연꽃은 진흙 속에 피지만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고 항상 맑은 본성을 간직하여 청결함 무구함 순수함 등을 상징한다. 연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우(凈友) 또는 정객(凈客)으로 불렸다.

※楚餐素入靈均夕(초찬소입영균석) : 영균(靈均)은 초(楚)나라 굴원(屈原)의 자이다.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경(離騷經)에 저녁에는 국화의 떨어진 꽃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晉露香傳五柳杯(진로향전오류배) : 오류선생(五柳先生)은 진(晉) 나라 도연명(陶淵明)의 호이다. 도연명(陶淵明)은 국화주를 무척 좋아하였다.

※遨頭(오두) : 고을 수령을 말한다. 송(宋) 나라 때 두자미(杜子美)의 초당(草堂) 안의 창랑정(滄浪亭)에서 태수(太守)가 놀며 잔치를 벌였는데, 이때 온 고을 사람들이 나와서 보면서 태수를 놀이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오두(遨頭)라고 하였다 한다.

※此君(차군) : 그대 이 분이라는 뜻이나, 대나무의 아칭(雅稱)으로 쓰인다.

※雝噦(옹홰) : 옹홰(雝噦)의 옹(雝)은 화락하다, 어울리다는 의미이니 댓잎이 서로 어울리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이해된다.

 

 

釣南浦  조남포 

남포에서 낚시하다.

盡日不得魚 樵兒曰 餌大水淺 空爾爲勞 須遠去 乃去 遂感我懷 笑成此作

진일불득어 초아왈 이대수천 공이위로 수원거 내거 수감아회 소성차작

종일 고기를 못 잡았는데 나무하던 아이가 말하기를 먹이는 많고 물은 얕아 헛수고이니 마땅히 멀리 가라 하여 갔더니 내 뜻을 이루었다. 웃으면서 이 시를 짓는다.

 

廣張三百六十釣 광장삼백륙십조

삼백육십일을 낚싯대를 넓게 펼쳐놓으니

蕭蕭霜鬂先秋草 소소상빈선추초

가을 풀 먼저 귀밑에 서리 내려 쓸쓸하네

餌大水淸魚不來 이대수청어불래

먹이는 많고 물 맑아 고기가 오지 않으니

便當收綸向蓬島 편당수륜향봉도

당연히 낚싯줄 거둬서 봉래도로 가야하리

 

 

贈無爲  증무위 

謝却當年石八弓 사각당년석팔궁

그해에 팔찰궁의 녹봉마저 사양하고

跏趺幽窟尙豪雄 가부유굴상호웅

깊은 굴에 영웅호걸이 가부좌하고 앉았네

菖滿來獻宣城閣 창만래헌선성각

창포를 가득 가져와서 선성각에다 바치니

袖裏猶生萬壑風 수리유생만학풍

온 골짝 바람이 오히려 소매 속에 생기네

 

※謝却當年石八弓(사각당년석팔궁) : 팔궁(八弓)은 팔찰궁(八札弓)을 말한다. 팔찰(八札)은 여덟 겹이란 뜻인데, 초(楚)나라의 반당(潘黨)이 양유기(養由基)와 함께 갑옷을 겹쳐놓고 활을 쏘았는데, 일곱 겹의 갑옷을 뚫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여 활 쏘는 솜씨가 아주 뛰어남을 말한다. 석(石)은 관리가 받는 녹봉이라는 의미이니 유능한 장수가 되는 것을 사양하였다는 의미이다.

 

 

鶴城奇友人  학성기우인 

山水情懷老更新 산수정회노경신

산수의 정회는 늙을수록 더욱 새로운데

如何長作未歸人 여하장작미귀인

어찌하여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가

碧桃花下靑蓮舍 벽도화하청련사

벽도화 아래가 푸른 연꽃 집이듯이

瓊島瑤臺入夢頻 경도요대입몽빈

옥 섬의 누대에 오르는 꿈 자주 꾸는가

 

.※碧桃花(벽도화) : 푸른 복사꽃, 신선이 사는 무릉도원을 일컬음

※靑蓮舍(청련사) : 청련(靑蓮)은 이백(李白)의 호이다. 시인 이백의 집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백이 신선이 되어 무릉도원에 살 듯 으로 이해된다.

※瓊島瑤臺入夢頻(경도요대입몽빈) : 경도(瓊島)는 옥으로 된 섬으로 신선이 사는 섬을 말한다. 따라서 옥 섬의 옥대에 올라 신선이 되는 꿈을 자주 꾸느라 오지 않는가로 이해된다.

 

 

江陵詠懷 示蓀谷  강릉영회 시손곡  

강릉에서의 회포를 읊어 손곡에게 보이다.

 

海山雲樹三千里 해산운수삼천리

바다 건너 산너머 그리운 벗은 삼천리인데

璧水音容四十年 벽수음용사십년

벽수에서의 음성 용모가 사십 년이 되었네

延陵不解龍泉劒 연릉불해용천검

연릉과 용천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徐市舟中一笑顚 서불주중일소전

오로지 배를 타고 간 서불을 비웃는구나

 

※雲樹(운수) : 운수지회(雲樹之懷)에서 나온 말로 그리운 친구를 의미한다, 운수지회(雲樹之懷)는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를 생각할 때 흔히 쓰는 시적(詩的) 표현이다.

※璧水(벽수) : 성균관이나 문묘에 있는 연못으로 물이 빙 둘러있는 태학을 말한다. 원래는 주대(周代)에 귀족의 자제를 교육하는 기관으로 성균관(成均館)을 의미한다.

※延陵不解龍泉劒(연릉불해용천검) : 연릉(延陵)은 오(吳) 나라의 연릉후(延陵侯) 계찰(季札)을 말한다. 계찰이 상국(上國)으로 사신을 가는 길에 서(徐) 나라를 들렀는데, 서나라 왕[徐君]이 계찰의 보검을 부러워하였다. 계찰이 사신으로 갔다 오는 길에 보검을 선물하기로 마음먹고 돌아오는 길에 서나라에 들르니 이미 왕이 죽고 없었으나 신의를 지키기 위해 왕의 무덤 앞에 칼을 걸어놓고 갔다고 한다. 용천검(龍泉劒)은 오나라 때의 보검이다. 장화(張華)가 두성(斗星)과 우성(牛星) 사이에 자색(紫色) 기운이 도는 것을 보고, 보검의 정기인 줄 알고 뇌환(雷煥)을 보내 보검을 찾게 하였다. 뇌환(雷煥)이 보검 두 자루를 얻었는데 각각 용천(龍泉)과 태아(太阿)라고 적혀 있었다. 한 자루는 뇌환(雷煥) 자신이 차고 한 자루는 장화(張華)에게 보내면서, 마치 ‘계찰이 서군(徐君)의 무덤에 보검을 걸어놓은 것처럼 할 뿐이다.’고 하였다. 이는 신의를 지킨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徐巿舟中一笑顚(서불주중일소전) : 서불(徐市)은 중국 진(秦)나라 때의 사람으로 진시황의 명으로 동남(童男), 동녀(童女) 3천 명을 데리고 불사약(不死藥)을 구하러 바다 끝 신산(神山)으로 배를 타고 떠났으나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한다. 이는 앞의 구절과 대비하여 서불의 신의 없음을 비웃는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