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雪 대설 黃俊良 황준량
歲暮窮陰近臘天 세모궁음근납천
세모에 음기가 다하고 섣달이 다가오니
六花盈尺幻山川 육화영척환산천
눈이 한 자 가득 내려 산천이 변했구나
瓊瑤萬里無餘地 경요만리무여지
아름다운 온 천지에 남은 땅도 없는데
桂玉千家有幾錢 계옥천가유기전
수많은 집에 계옥은 몇 전이나 있을까
潤入野田饒宿麥 윤입야전요숙맥
밭에 윤기가 들어가 보리는 넉넉해지고
寒添騷客聳吟肩 한첨소객용음견
추워지니 시인은 어깨를 들썩이며 읊네
鵷班想點朝回袂 원반상점조회몌
조정 신하들 돌아오는 옷자락 상상하며
獨臥江城一黯然 독와강성일암연
홀로 강성에 누우니 한결같이 우울하네
※六花(육화) : 육각 모양의 눈을 미화한 표현이다.
※桂玉(계옥) : 전국책(戰國策)에 ‘초(楚) 나라의 음식은 옥보다도 귀하고, 땔감은 계수나무보다도 귀하다.’라고 한 데서 유래하여 땔나무와 곡식을 말한다.
※寒添騷客聳吟肩(한첨소객용음견) : 소식(蘇軾)의 시 증사진하수재(贈寫眞何秀才)에 ‘또 보지 못했는가, 눈 속에서 맹호연이 나귀를 타고, 눈썹을 찌푸리고 시를 읊으니 어깨가 산처럼 높네. 〔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라고 한 구절을 인용하여 시상에 깊이 잠김을 뜻한다. 소객(騷客)은 시인과 문사를 말한다.
※鵷班(원반) : 조정 신하의 반열을 뜻한다. 원추새〔鵷〕는 날아갈 때에도 상하의 질서를 지킨다는 것을 조정에서 신하의 반열에 비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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