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賀冬至 (하동지) - 成俔 (성현)

-수헌- 2024. 12. 18. 11:13

賀冬至 하동지 成俔 성현  

동지를 하례하다

 

銀燭堂深照扆屛 은촉당심조의병

은 촛불이 깊은 궁궐의 의병을 비추고

五更鍾鼓沸靑冥 오경종고비청명

오경의 종고 소리 푸른 하늘에 퍼지네

南金楛矢梯航路 남금고시제항로

먼 곳에서 남금과 호시를 진상해 오고

北面簪纓左右庭 북면잠영좌우정

궁궐 뜰에는 고관들이 좌우로 도열했네

灰動一陽添一線 회동일양첨일선

재 날리고 일양의 선 하나가 더해지니

河淸千載祝千齡 하청천재축천령

천년에 맑은 황하처럼 천세를 축수하네

退朝茅屋歸來晩 퇴조모옥귀래만

저녁 무렵 퇴청하여 초가집에 돌아오니

瓦釜如酥豆粥馨 와부여소두죽형

질솥에 담긴 팥죽이 연유처럼 향긋하네

 

※扆屛(의병) : 천자의 거처에 친 병풍으로, 도끼 윗부분 문양을 사용하여 부의(斧扆)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왕의 처소를 뜻한다.

※南金楛矢梯航路(남금고시제항로) : 남금(南金)은 남방에서 나는 귀한 금이고, 호시(楛矢)는 광대싸리로 만든 화살인데, 주 무왕(周武王) 때 숙신씨(肅愼氏)가 진상했다는 화살이다. 제항(梯航)은 사다리를 타고 산에 오르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뜻으로 먼 길을 간다는 의미이다. 즉 동짓날 각 지방에서 귀한 공물을 진상한다는 의미이다.

 

※灰動一陽添一線(회동일양첨일선) : 동지가 되었다는 말이다. 옛날에는 갈대 속의 엷은 막(膜)을 태운 재[葭灰;가회]를 율관(律管)에 넣어 절기를 측정했는데, 동지가 되면 황종(黃鐘)의 율관에 든 재가 날렸다고 한다. 선 하나가 더해진다는 것은 동지를 상징하는 복괘(復卦)는 10월을 상징하는 음효(陰爻)로만 이루어진 곤괘(坤卦) 가장 아래 효(爻)가 음효〔­­〕에서 양효〔〕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는 일양은 10월에 음(陰)이 극도로 성해졌다가 동지가 되면 하나의 양(陽)이 땅속에서 생겨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10월의 坤卦>
<11월의 復卦>

                                                                                                                                        

※河淸千載祝千齡(하청천재축천령) : 황하(黃河)는 천 년에 한 번 맑아진다는데, 이는 성군(聖君)이 출현하는 상서(祥瑞)로, 태평성대를 의미한다. 동짓날 왕에게 진하(陳賀)하며 천년 살기를 축수(祝壽)하는 것을 미화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