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思 二首 추사 이수 申欽 신흠
가을날 생각에 잠겨
悄悄歲時換 초초세시환
서글프게도 시절은 바뀌어 가는데
悠悠親愛疏 유유친애소
아쉽게도 친한 이들은 멀어져 가네
秋陰頻作雨 추음빈작우
가을 날씨 흐려 자주 비를 뿌리고
江漢少來魚 강한소래어
강물 따라 올라오는 고기가 적구나
虛箔螢初火 허박형초화
비어있는 발에 반딧불이 반짝이고
長空鴈欲書 장공안욕서
먼 하늘 기러기는 서신을 전해오네
覊懷知已苦 기회지이고
나그네 쓰라린 회포를 이미 아는데
節物轉愁予 절물전수여
계절의 풍물이 나를 시름겹게 하네
(二)
昔我何曾達 석아하증달
지난날 나는 얼마나 일찍 영달했던지
今吾未始窮 금오미시궁
지금의 나는 애당초 궁할 게 없구나
隨緣聊寓迹 수연료우적
인연 따라 오로지 선인들을 따랐으니
遇境任成空 우경임성공
맡은 일 못 이루어도 개의치 않았네
耕罷無餘事 경파무여사
농사일 모두 마치니 남은 일도 없고
心閑詠古風 심한영고풍
마음이 한가하여 옛 풍취를 노래하니
因知竹林社 인지죽림사
이제야 알겠구나 죽림칠현 모임에서
初不數王戎 초불수왕융
처음부터 왕융은 셈에 넣지 않은 것을
※寓迹(우적) : 선인들의 올바른 행적을 따르며 사는 것
※王戎(왕융) : 진(晉) 나라 사람으로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이었으나, 의기와 청담(淸談)을 지향하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명예욕이 강하고 탐욕이 많아 높은 벼슬을 지내며 부를 축적했기에, 세상 사람들이 그를 죽림칠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상촌(象村) 신흠(申欽)이 벼슬을 떠나 한적한 생활을 즐기면서 이런 고사(古事)를 보며 부귀영화가 모두 부질없는 것임을 알겠다는 의미이다.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六言秋思 (육언추사) - 權好文 (권호문) (0) | 2024.11.09 |
---|---|
秋懷 二首 (추회 이수) - 申欽 (신흠) (1) | 2024.11.05 |
秋思 二首 (추사 이수) - 張維 (장유) (0) | 2024.10.30 |
秋懷 (추회) - 尹鑴 (윤휴) (1) | 2024.10.28 |
秋事五絶句 (추사오절구) - 李敏求 (이민구) (0) | 2024.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