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秋思 二首 (추사 이수) - 張維 (장유)

-수헌- 2024. 10. 30. 10:46

秋思 二首 추사 이수 張維 장유 

가을에 드는 생각. 두 수.

 

屋上楓林錦葉乾 옥상풍림금엽건

집 위 단풍 숲의 비단 같은 잎이 마르고

海山秋思坐闌珊 해산추사좌란산

쇠잔한 가을 산과 바다 앉아서 생각하니

重陽過後多風雨 중양과후다풍우

중양절이 지난 뒤로 비바람이 몰아치고

雙鬢居然近歲寒 쌍빈거연근세한

희끗한 귀밑털은 어느새 노년이 되었네

吾道只應長寂寞 오도지응장적막

오도가 다만 오랫동안 적막해 졌으니

世情無處不波瀾 세정무처불파란

세상에 파란이 일지 않은 곳이 없구나

遼河未報煙塵靜 요하미보연진정

요하의 전진이 잠잠하다는 보고 없으니

夜夜星文病裏看 야야성문병리간

병든 몸으로 밤마다 천문만 보는구나

 

柴門倚杖數歸鴻 시문의장수귀홍

사립문 밖 지팡이 짚고 기러기 수를 세는데

槭槭枯桑響晚風 축축고상향만풍

저녁 바람에 앙상한 마른 뽕잎 소리 울리네

無限雲煙秋色外 무한운연추색외

가을 풍경 저 멀리 끝없는 운무가 펼쳐지고

幾家砧杵夕陽中 기가침저석양중

석양 가운데 몇몇 집에 다듬이 소리 들리네

艱危未敢陳三表 간위미감진삼표

어려운 때 삼표도 감히 진달 하지 못하면서

詞賦那能送五窮 사부나능송오궁

시문으로 어떻게 오궁을 쫓아낼 수 있을까

多少洛城裘馬客 다소낙성구마객

서울에는 구마객이 다소간 있다고 하지만

擬將心事與誰同 의장심사여수동

누구와 더불어 심사를 함께할 수 있을까

 

※吾道(오도) : 나의 도라는 뜻으로, 유생들이 유교의 도를 다른 것과 구분하여 이르는 말.

※三表(삼표) : 삼표오이(三表五餌)의 준말로, 한(漢) 나라 가의(賈誼)가 올린 흉노(匈奴)에 대한 회유책(懷柔策)이다. 삼표는 인도(仁道), 상의(常義), 연낙(然諾)이고, 오이는 이(耳), 목(目), 구(口), 복(腹), 심(心)을 만족시켜 흉노(匈奴를 회유(懷柔)하는 계책인데, 여기서는 호란(胡亂)을 물리칠 계책을 의미한다.

※五窮(오궁) : 다섯 귀신[五鬼] 또는 다섯 가지 근심[五患]이란 뜻으로, 한유(韓愈)가 그의 송궁문(送窮文)에서 지궁(智窮), 학궁(學窮), 문궁(文窮), 명궁(命窮), 교궁(交窮)을 자신의 결함이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裘馬客(구마객) : 가벼운 옷을 입고 살진 말을 타는 [輕裘肥馬] 사람이란 뜻으로 생활이 호화스럽고 부유한 자를 말한다.

*장유(張維,1587~1638) : 조선시대 좌부빈객, 예조판서,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지국(持國), 호는 계곡(谿谷) 묵소(默所). 이정구(李廷龜) 신흠(申欽) 이식(李植) 등과 더불어 조선 문학의 사대가(四大家)라고 불린다. 정묘(丁卯) 병자(丙子) 호란을 겪으며, 전란을 걱정하는 시를 많이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