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夕 칠석 李崇仁 이숭인
銀河淸淺鵲橋橫 은하청천작교횡
맑고 얕은 은하에 오작교가 가로놓이고
天上星官此夕行 천상성관차석행
천상의 성관이 오늘 밤 행차 하는구나
乞巧從來兒女事 걸교종래아녀사
걸교는 예부터 내려오던 아녀자의 일이니
令人笑殺柳先生 영인소살류선생
유 선생이 사람들을 웃어넘기게 하는구나
天孫歲歲有佳期 천손세세유가기
천손은 해마다 좋은 만남이 있으니
勝似人間遠別離 승사인간원별리
인간의 먼 이별보다는 그래도 낫구나
回首脩門路迢遞 회수수문로초체
뒤돌아보면 수문의 길은 멀고 멀어서
不堪秋色上江蘺 불감추색상강리
강리에 가을빛 뜨니 못 견디겠구나
※乞巧(걸교) : 칠월 칠석날 밤에 부녀자들이 과일과 떡을 차려놓고 직녀(織女)에게 길쌈과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게 해 달라고 빌던 풍속을 말한다.
※柳先生(유선생) : 당나라의 유종원(柳宗元). 그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걸교문(乞巧文)을 지었는데 전하여 훌륭한 문장을 말한다.
※天孫(천손) : 천제(天帝)의 손녀라는 뜻으로, 직녀성(織女星)의 별칭이다.
※脩門(수문) : 초(楚) 나라 서울 영(郢)의 성문 이름으로, 보통 도성이나 대궐의 문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다시 벼슬하여 조정에 들어가는 길을 의미한다.
※江蘺(강리) : 향초 이름이다. 초나라 굴원(屈原)이 참소를 받고 조정에서 쫓겨난 뒤에 지은 이소(離騷)에 ‘강리와 벽지로 옷 해 입고, 가을 난초 엮어서 허리띠 매었네.〔扈江蘺與辟芷兮 紉秋蘭以爲佩〕’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陶隱(도은)이 굴원(屈原)을 자신과 비유하여 조정에 다시 들어가지 못한 가운데 초가을 빛이 완연한 칠석을 맞아 서글픈 심정을 노래하였다.
*이숭인(李崇仁, 1349~1392) : 고려 후기의 문학을 대변하는 문인. 자는 자안(子安), 호는 도은(陶隱). 목은 이색(牧隱 李穡),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와 함께 고려말의 삼은(三隱)으로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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