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三庚日 (삼경일) - 蔡濟恭 (채제공)

-수헌- 2024. 8. 11. 11:42

三庚日 李侍郞季受携酒來會 會者 尙書姪士述 尹侍郞彝仲 李侍郞公會     蔡濟恭  

삼경일 이시랑계수휴주래회 회자 상서질사술 윤시랑이중 이시랑공회     채제공

말복에 시랑 이계수가 술을 들고 와서 모였다. 모인 사람은 상서 조카 사술과 시랑 윤이중과 시랑 이공회이다

 

吾無陸賈橐 오무육가탁

나는 육가와 같은 전대가 없으니
歌瑟何由得 가슬하유득

어찌 풍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며
吾無疏傅金 오무소부금

나는 소부과 같은 황금이 없으니
飮食何以樂 음식하이락

먹고 마시며 어떻게 즐길 수 있나
李家二侍郞 이가이시랑

이씨 집안의 두 분의 시랑께서
念我坐幽獨 염아좌유독

내가 외로이 지낼 것을 염려하여
招呼諸勝流 초호제승류

여러 분의 명사들을 불러 모아서
爲訪南巷曲 위방남항곡

남쪽의 굽은 골목을 찾아 주었네
今辰是何辰 금진시하진

오늘이 바로 무슨 날인가 하니
云是三庚日 운시삼경일

세 번째로 맞는 복날이라고 하네
列坐傍槐陰 열좌방괴음

홰나무 옆 그늘에 줄지어 앉으니
有時淸籟發 유시청뢰발

때때로 맑은 바람 소리 일어나네
須臾衆叉鬟 수유중차환

조금 있으니 비녀 꽂은 하녀들이
戴得髹盤至 대득휴반지

머리에 소반을 이고 오는구나
時羞芳以馨 시수방이형

향기롭고 맛나는 제철 음식들은
物物皆用意 물물개용의

하나하나 모두 신경을 썼구나
莫道無酒戶 막도무주호

집에 술 없다고 말하지 마시게
聞香亦可喜 문향역가희

향내만 맡아도 즐거워지는구나
吾言眞率飮 오언진솔음

내가 말하기를 진솔한 술자리는
不宜豐如是 불의풍여시

이리 풍성하지 않아도 된다 하니
君言味淺薄 군언미천박

그대 말씀은 음식맛이 천박하여
恐不適公口 공부적공구

공의 입에 맞지 않을지 두렵다네
旣醉又旣飽 기취우기포

이미 술에 취하고 배가 불렀는데
茗椀次第授 명완차제수

또 찻잔이 차례대로 나오는구나
而我被聖恩 이아피성은

그런데 나는 성상의 은혜를 입어
優閑無所事 우한무소사

하는 일 없이 한가하게 지내지만
諸君當世彦 제군당세언

여러분은 이 시대의 인재들로서
儘是廊廟器 진시랑묘기

조정의 중책을 떠맡을 그릇이니
歡讌是餘事 환연시여사

주연은 여가 때에나 즐겨야 하고

願補堯舜治 원보요순치

요순의 다스림 돕기를 원하노라

 

※陸賈橐(육가탁) : 육가분금(陸賈分金)의 고사를 인용하였다. 육가가 한(漢) 나라 사신으로 남월왕(南越王) 조타(趙佗)에게 받은 수천 금의 뇌물을 아들 5 형제에게 나누어 주고 차례로 다섯 집을 돌아다니며 친구들과 한껏 즐겼던 일화가 있다.

 

※疏傅金(소부금) : 소부(疏傅)는 한 선제(漢宣帝) 때의 태자태부(太子太傅) 소광(疏廣)과 그의 조카인 태자소부(太子少傅) 소수(疏受)를 가리킨다. 소광이 병을 핑계로 소수와 함께 사직을 청하자, 황제가 허락하며 황금 20근을 하사하고 태자가 또 50근을 주었는데, 이 황금을 가지고 고향인 동해(東海)로 돌아가서 날마다 친지를 불러서 잔치를 베풀며 노년을 즐긴 고사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