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退陶山居四時十六絶 諷誦之餘 有動于心 未能盡繼 只賦夏四吟寄懷 曺兢燮
독퇴도산거사시십륙절 풍송지여 유동우심 미능진계 지부하사음기회 조긍섭
퇴계 선생의 산거사시 열여섯 수를 읽고 읊조려 외운 나머지 마음에 감동이 있었지만 다 따라 짓지 못하고 다만 여름 네 수만 읊어 심회를 부치다.
朝 아침
夢覺西窓月欲低 몽각서창월욕저
꿈에서 깨니 서창에 달이 지려 하는데
林霏初散野禽啼 임비초산야금제
숲에 내리던 비 그치고 들새 지저귀네
幽人扣戶裳沾露 유인구호상첨로
이슬에 옷 젖은 유인이 문을 두드리니
滿意淸樽手自携 만의청준수자휴
기뻐서 저절로 맑은술 단지를 들었네
※幽人(유인) : 은자(隱者), 은사(隱士), 속세를 피하여 깊숙이 숨어사는 사람.
晝 낮
綠樹陰繁鶯子黃 녹수음번앵자황
푸른 나무 그늘 우거지고 꾀꼬리는 누렇고
新晴佳氣動林塘 신청가기동림당
날이 개니 숲 속 연못에 좋은 기운이 이네
風簷盡日無人捲 풍첨진일무인권
처마 끝에 바람 불고 종일 일하는 이 없고
遮斷榴花一半香 차단류화일반향
닫혔던 석류꽃이 반쯤 향기롭게 피어나네
暮 저녁
水光山影碧參差 수광산영벽참차
물빛과 산 그림자가 푸르게 뒤섞여 있고
何處微凉入小池 하처미량입소지
어디선가 작은 못에 서늘한 기운이 드네
江上漁翁捲絲去 강상어옹권사거
강가의 어옹이 낚싯줄 거두어 돌아가니
數村烟雨夕陽時 수촌연우석양시
석양 무렵 몇몇 마을에 안개비 내리네
夜 밤
竹露鳴時夜氣淸 죽로명시야기청
댓잎 위에 이슬 맺힐 때 밤기운이 맑고
松風吹處葛衣輕 송풍취처갈의경
솔바람 부는 곳엔 갈포 옷이 가볍구나
月明滿地無人到 월명만지무인도
밝은 달빛 땅에 가득한데 오는 이 없어
獨倚欄干聽水聲 독의란간청수성
홀로 난간에 기대 물소리를 듣고 있네
*조긍섭(曺兢燮, 1873~1933) : 일제강점기 암서집 심재집 등을 저술한 학자. 자는 중근(仲謹), 호는 심재(深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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