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移秧 관이앙 黃玹 황현 (매천집)
모 심는 것을 구경하다
泥犂莫要深 니리막요심
진흙 논 쟁기질 깊이 할 필요 없네
犁深撥頑土 리심발완토
깊이 갈면 굳은 땅이 뒤집힐 테니
水耖莫要濃 수초막요농
써레질도 두텁게 할 필요가 없네
耖濃地方鹵 초농지방로
두터우면 지면이 뻘처럼 될 테니
側聽田叟言 측청전수언
옆에서 늙은 농부의 말 들어 보니
盡反農書古 진반농서고
모두 다 옛 농서와는 반대로구나
昨夜天河傾 작야천하경
어젯밤 은하가 기운 듯 비가 내려
忽短溪邊樹 홀단계변수
문득 시냇가 나무가 반쯤 잠기니
居然巷無人 거연항무인
마침내 거리에는 사람 하나 없고
野笠森可數 야립삼가수
들판에 삿갓이 가히 빽빽하구나
秧基經夏至 앙기경하지
못자리가 하지를 지나고 나니
新根日添固 신근일첨고
새 뿌리가 날로 더욱 견고해져서
拔根如擢髮 발근여탁발
머리털 뽑듯 모 뿌리를 뽑다 보니
碾地肘膝互 년지주슬호
팔꿈치와 무릎이 함께 땅을 가네
挑揠良已勤 도알량이근
이미 부지런히 논둑을 쌓았는데
移栽又何苦 이재우하고
옮겨 심는 데는 또 어떤 고생일까
水多揷旋浮 수다삽선부
물 많으면 꽂아놓은 모가 뜨겠고
水淺窠易露 수천과역로
물 얕으면 뿌리가 드러나기 쉽네
笑哉手脚忙 소재수각망
손발이 바삐 움직이는 것이 우습고
終日惟退步 종일유퇴보
오로지 종일토록 뒷걸음질만 하네
主伯立壟頭 주백립롱두
주인어른이 논두렁 꼭대기에 서서
大呼山日暮 대호산일모
산에 해 넘어간다고 크게 외치네
簑衣不可脫 사의불가탈
도롱이를 벗어서는 안 되는 것이
前峯更含雨 전봉경함우
앞산 봉우리가 또 비를 머금었구나
*황현(黃玹,1855~1910) : 개항기 매천집, 매천시집, 매천야록 등을 저술한 문인. 시인, 열사. 자는 운경(雲卿), 호는 매천(梅泉).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기자 통분해 절명시 4수를 남기고 자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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