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觀移秧 관이앙 - 黃玹 황현

-수헌- 2022. 6. 10. 15:44

觀移秧 관이앙      黃玹 황현    (매천집)

모 심는 것을 구경하다

 

泥犂莫要深 니리막요심

진흙 논 쟁기질 깊이 할 필요 없네

犁深撥頑土 리심발완토

깊이 갈면 굳은 땅이 뒤집힐 테니

水耖莫要濃 수초막요농

써레질도 두텁게 할 필요가 없네

耖濃地方鹵 초농지방로

두터우면 지면이 뻘처럼 될 테니

側聽田叟言 측청전수언

옆에서 늙은 농부의 말 들어 보니

盡反農書古 진반농서고

모두 다 옛 농서와는 반대로구나

昨夜天河傾 작야천하경

어젯밤 은하가 기운 듯 비가 내려

忽短溪邊樹 홀단계변수

문득 시냇가 나무가 반쯤 잠기니

居然巷無人 거연항무인

마침내 거리에는 사람 하나 없고

野笠森可數 야립삼가수

들판에 삿갓이 가히 빽빽하구나

秧基經夏至 앙기경하지

못자리가 하지를 지나고 나니

新根日添固 신근일첨고

새 뿌리가 날로 더욱 견고해져서

拔根如擢髮 발근여탁발

머리털 뽑듯 모 뿌리를 뽑다 보니

碾地肘膝互 년지주슬호

팔꿈치와 무릎이 함께 땅을 가네

挑揠良已勤 도알량이근

이미 부지런히 논둑을 쌓았는데

移栽又何苦 이재우하고

옮겨 심는 데는 또 어떤 고생일까

水多揷旋浮 수다삽선부

물 많으면 꽂아놓은 모가 뜨겠고

水淺窠易露 수천과역로

물 얕으면 뿌리가 드러나기 쉽네

笑哉手脚忙 소재수각망

손발이 바삐 움직이는 것이 우습고

終日惟退步 종일유퇴보

오로지 종일토록 뒷걸음질만 하네

主伯立壟頭 주백립롱두

주인어른이 논두렁 꼭대기에 서서

大呼山日暮 대호산일모

산에 해 넘어간다고 크게 외치네

簑衣不可脫 사의불가탈

도롱이를 벗어서는 안 되는 것이

前峯更含雨 전봉경함우

앞산 봉우리가 또 비를 머금었구나

 

*황현(黃玹,1855~1910) : 개항기 매천집, 매천시집, 매천야록 등을 저술한 문인. 시인, 열사. 자는 운경(雲卿), 호는 매천(梅泉).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기자 통분해 절명시 4수를 남기고 자결하였다.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草堂雨中睡 - 李奎報  (0) 2022.06.29
田家喜雨 - 농가의 기쁜 비  (0) 2022.06.14
망종(芒種)  (0) 2022.06.05
端午 단오 - 徐居正 서거정  (0) 2022.06.03
보리타작과 농가의 근심  (0) 2022.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