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冬至 동지 - 卞季良 변계량 外

-수헌- 2021. 12. 22. 16:36

冬至    동지     卞季良    변계량   

 

繡紋添線管灰飛 수문첨선관회비

수놓는 시간 길어지니 관회를 날리고

冬至家家作豆糜 동지가가작두미

동짓날에 집집마다 팥죽을 쑤는구나

欲識陽生何處是 욕식양생하처시

양의 기운이 어디서 나는지 알고 싶었는데

梅花一白動南枝 매화일백동남지

매화 남쪽 가지에 흰 꽃망울 하나 움트네

 

繡紋添線(수문첨선) : 동짓달 밤이 길어 수놓는 바느질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 첨선은 실이 길어진다는 뜻으로 바느질 시간이 많아진다는 뜻으로 해석됨.

管灰飛(관회비) : 옛날에는 가부(葭莩; 갈대 잎 속의 작은 막)를 태워 그 재를 율관(律管; 음악에서 율려를 측정하기 위한 관)에 넣어두면 동짓날 동쪽으로 날아가는데 그 날리는 모습[葭管灰飛]을 보고 그해의 기후를 점쳤다고 한다.

 

 

冬至 동지   韓龍雲 한용운

 

昨夜雷聲至 작야뢰성지

어젯밤에 우레 소리가 들렸는데

今朝意有餘 금조의유여

오늘 아침엔 생각이 여유롭구나

窮山歲去後 궁산세거후

궁벽한 산골에도 한해가 가고 나면

古國春生初 고국춘생초

옛 나라 땅에도 봄이 시작되겠지

開戶迎新福 개호영신복

새해의 복을 받아들이려 문을 열고

向人送舊書 향인송구서

사람들에게 해를 보내는 글을 쓴다

群機皆鼓動 군기개고동

사람들 모두 힘차게 움직일 것이나

靜觀愛吾廬 정관애오려

내 오두막을 아끼며 조용히 보련다

 

 

冬至 동지      松江 鄭澈 송강 정철

 

客裏又逢冬至日 객리우봉동지일

객지에서 또 동짓날을 맞이하여

閉門高臥悄無人 폐문고와초무인

문 닫고 누웠으니 사람 없어 고요하네

年華忽忽那能駐 년화홀홀나능주

세월은 문득 흘러가는데 어찌 멈추랴

燈火悠悠自可親 등화유유자가친

유유히 등불만 절로 친해지는구나

草屋風霜淹土窟 초옥풍상엄토굴

초가집의 풍상은 토굴에 잠겼고

玉墀環珮隔楓宸 옥지환패격풍신

옥 계단의 환패는 궁궐에 막혔네

羈心正似橫天斗 기심정사횡천두

나그네 마음 하늘에 비낀 별 같아

深夜光芒北照秦 심야광망북조진

깊은 밤 북쪽 서울로 빛을 비추네

 

*高臥(고와) : 세속의 累을 벗어나서 마음 내키는 대로 삶.

*年華(연화) : 세월.

*楓宸(풍신) : 제왕의 궁전. 옛날에 궁중에 단풍나무를 많이 심었으므로 이름.

*光芒(광망) : 광선. 빛.

*秦(진)은 진나라 서울. 서울의 비유.

 

至日還自錦山登日新驛樓 지일환자금산등일신역루     尹淮 윤회

동짓날 금산에서 돌아오다가 일신 역루에 오르다

 

貪程夜渡津 탐정야도진

길을 탐하여 한밤에 나루를 건너니

今日一陽新 금일일양신

오늘이 새로운 양이 시작되는 날일세

竹籬疏映雪 죽리소영설

성글은 대 울타리에 눈빛이 비치고

梅塢別藏春 매오별장춘

언덕의 매화엔 따로 봄을 감추었네

樓閣臨長道 누각임장도

누각은 길게 뻗은 길을 내려다보며

經過問幾人 경과문기인

지나는 사람 몇이나 되는지 묻고

白雲看漸逈 백운간점형

흰 구름 바라볼수록 점점 멀어지니

回首暗傷眞 회수암상진

머리 돌리며 남몰래 마음 상한다

 

 

덕유산 향적봉에 핀 상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