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淵布瀑歌 熱甚故歌之 所以接水聲於耳目焉耳 李穡
박연포폭가 열심고가지 소이접수성어이목언이 이색
박연폭포가. 더위가 혹심하여 이를 노래하여 물소리를 눈과 귀에 접하려 한다.
翠巖壁立千丈強 취암벽립천장강
푸른 절벽이 천 길 높이로 우뚝 섰는데
上有小淵如鑑光 상유소연여감광
그 위에 거울처럼 맑은 작은 못이 있어
中安磐石生孤松 중안반석생고송
가운데 반석에 소나무 한그루 자라더니
松今不見苔痕蒼 송금불견태흔창
이제 솔은 보이지 않고 이끼만 푸르구나
天磨北崖衆壑水 천마북애중학수
천마산 북쪽 벼랑의 여러 골짝의 물들이
奔流到此如津梁 분류도차여진량
나루터 다리 같은 여기까지 내달아 와서
溢而下墜懸銀河 일이하추현은하
아래로 넘쳐흐르며 은하처럼 매달렸구나
濺沫四逬如滂沲 천말사병여방타
물방울 사방으로 흩어져 큰비 오듯 하니
游人小立毛髮豎 유인소립모발수
구경꾼은 잠깐 사이 머리털이 곤두서고
觸石隱隱如鳴鼉 촉석은은여명타
은은히 돌 부딪는 소리 악어 우는듯하네
六月炎蒸不敢逼 유월염증불감핍
유월의 무더위도 감히 침범하지 못하여
汗膚生粟仍摩挲 한부생속잉마사
땀 나던 살에 소름 돋아 문지르게 되네
我昔行香四王寺 아석행향사왕사
내가 옛날 사왕사에 분향하러 갔을 적에
午梵餘隙登山坡 오범여극등산파
정오의 독경하는 틈에 산언덕을 올라서
臨流狂興自發越 임류광흥자발월
유수에 임하니 흥이 절로 미친 듯 넘쳐
直如太白歌短歌 직여태백가단가
곧장 이 태백의 단가를 부른 것 같았네
下視徐凝不足數 하시서응부족수
서응을 내리 보아 족히 따질 것 없으나
誰知今日愁沈痾 수지금일수침아
오늘 묵은 병에 빠질 줄 누가 알았으랴
偃臥時時想前躅 언와시시상전촉
누워서 때때로 전인의 자취를 생각해도
況此苦熱無奈何 황차고열무내하
도무지 이 모진 더위를 어찌할 수 없네
誰能置我瀑布側 수능치아폭포측
누가 나를 저 폭포 곁으로 옮겨 놓아서
水聲入耳坐見月色來婆娑 수성입이좌견월색래파사
물소리 들으며 앉아서 일렁이는 달빛을 보게 해 줄까
※太白歌短歌(태백가단가) : 이백(李白)의 시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에 ‘햇빛은 향로봉 비추어 붉은 놀이 생기고, 멀리서 보니 폭포가 앞 내에 걸린 듯하네. 삼천 척 높이를 곧장 내리쏟으니 아마도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닐까. [日照香爐生紫煙 遙看瀑布挂前川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한 것을 말한다.
※下視徐凝不足數(하시서응부족수) : 서응(徐凝)은 당(唐) 나라 사람으로, 그의 시 폭포(瀑布)에 ‘한 줄기가 청산의 빛깔을 둘로 갈라놓았네. [一條界破靑山色]’라고 한 구절이 있는데, 소식(蘇軾)이 이 시를 아주 형편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장난 삼아 지은 시에 ‘상제가 은하수 한 줄기를 내려보내니, 예로부터 오직 이태백의 시가 있을 뿐이네. 내리쏟는 물이 많은 줄 알지만, 서응에게 주어 악시를 씻어 내게 하진 않으리. [帝遣銀河一派垂 古來惟有謫仙詞 飛流濺沫知多少 不與徐凝洗惡詩]’ 한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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