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434

四季詩 사계시 朱喜 주희

四季詩 사계시 朱喜 주희 曉起坐書齋 효기좌서재 새벽에 일어나 서재에 앉으니 落花推滿俓 낙화추만경 떨어진 꽃이 길에 가득하구나 只此是文章 지차시문장 다만 이것이 문장이 되리니 揮毫有餘興 휘호유여흥 붓 휘두르니 흥취가 남는구나 古木被高陰 고목피고음 고목이 높이 솟아 그늘을 덮으니 晝坐不知暑 주좌부지서 한낮에 앉아도 더위를 모르겠네 會得古人心 회득고인심 옛사람의 마음을 모아서 얻고자 開襟靜無語 개금정무어 옷깃 열고 조용히 말없이 있노라 悉率鳴床頭 실솔명상두 귀뚜라미 침상 머리에서 우니 夜眠不成廂 야면불성상 밤잠을 이루지 못 하겠구나 起閱案前書 기열안전서 일어나 책상 앞에서 책을 보는데 西風拂庭桂 서풍불정계 서풍이 마당의 계수나무를 스치네 瑞雪飛瓊瑤 서설비경요 서설이 옥구슬처럼 나르는데도 梅花靜相倚 매화정상의 ..

四時詞 사시사 許蘭雪軒 허난설헌

四時詞 許蘭雪軒 허난설헌 春 춘 院落深沈杏花雨 원락심침행화우 정원은 살구꽃비에 잠겨 깊이 가라앉고 流鸎啼在辛夷塢 유앵제재신이오 목련 핀 언덕에는 꾀꼬리 울음 흐르네 流蘇羅幕襲春寒 유소라막습춘한 오색 수실 비단 장막에 봄추위 스며들고 博山輕飄香一縷 박산경표향일루 박산향로에 한 가닥 향이 가볍게 피네 美人睡罷理新粧 미인수파리신장 미인은 잠에서 깨어나 새로이 단장하고 香羅寶帶蟠鴛鴦 향라보대반원앙 원앙 수놓은 향기로운 비단 띠를 두르네 斜捲重簾帖翡翠 사권중렴첩비취 드리운 겹 발 거두고 비취 휘장 치고서 懶把銀箏彈鳳凰 나파은쟁탄봉황 시름없이 은쟁을 잡고 봉황곡을 타네 金勒雕鞍去何處 금륵조안거하처 황금 재갈 화려한 안장으로 어딜 가셨나 多情鸚鵡當窓語 다정앵무당창어 앵무새만 다정하게 창가에서 지저귀네 草粘戱蝶庭畔迷 ..

四時詞 사시사 - 陳溫 진온

四時詞 사시사 陳溫 진온 春 봄 玉帳牙床別院中 옥장아상별원중 별당 안 아름다운 장막 상아 침상에서 閑吟隨意繞花叢 한음수의요화총 꽃떨기 두르고 뜻대로 한가히 읊다가 忽聞杏杪鶯兒囀 홀문행초앵아전 홀연 살구나무 끝의 꾀꼬리 소리 듣고 手放金丸看落紅 수방금환간락홍 손으로 금환을 던져 떨어지는 꽃을 보네 夏 여름 金盤紅縷聳氷峯 금반홍루용빙봉 금반의 붉은 실에 얼음봉우리가 솟았고 畫閣陰陰樹影籠 화각음음수영롱 화려한 누각 짙은 나무 그늘에 싸였네 半岸烏紗欹玉枕 반안오사의옥침 오사모 반쯤 젖히고 옥 베개에 기대어 互敎纖手扇淸風 호교섬수선청풍 고운 손 번갈아 시켜 맑은 바람 부치네 秋 가을 釦砌微微着淡霜 구체미미착담상 섬돌에 희미하게 엷은 서리가 내리니 裌衣新護玉膚涼 겹의신호옥부량 겹옷으로 옥처럼 맑은 피부 새로 감싸네..

田家四時 전가사시 金克己 김극기

田家四時 전가사시 金克己 김극기 春 춘 草箔遊魚躍 초박유어약 풀 섶 발 속에는 고기들이 뛰어놀고 楊堤候鳥翔 양제후조상 버드나무 둑에는 철새가 높이 나네 耕臯菖葉秀 경고창엽수 밭 가는 둑에는 창포 잎이 우거지고 饁畝蕨芽香 엽무궐아향 점심 먹는 이랑에 고사리 순 향기롭네 喚雨鳩飛屋 환우구비옥 비둘기는 지붕 위에 날며 비를 부르고 含泥燕入樑 함니연입량 진흙을 문 제비는 들보로 들어오네 晩來芧舍下 만래서사하 저물녘 돌아온 초가집 방 안에서 高臥等羲皇 고와등희황 베개 높이 누우니 희황과 같구나 ※羲皇(희황) : 희황상인(羲皇上人)의 준말로 복희씨(伏羲氏) 이전 즉 태고(太古) 때의 사람을 말하며, 전하여 번잡한 세속을 버리고 편히 숨어 사는 사람을 말한다. 진(晉)의 도잠(陶潛)은 항상 말하기를 “오뉴월에 북창 ..

四時詞 사시사 李奎報 이규보

四時詞 사시사 李奎報 이규보 春 봄 柳撚金絲颺曉風 류년금사양효풍 금실 꼰 듯한 버들은 새벽바람에 날리고 一雙閑燕語玲瓏 일쌍한연어령롱 한가로운 제비 한 쌍 소리가 영롱하구나 美人睡起心煩悶 미인수기심번민 자고 일어난 미인은 그 마음이 심란하여 皓腕擎花吸露紅 호완경화흡로홍 흰 팔로 붉은 꽃을 받들어 이슬을 마시네 夏 여름 銀蒜垂簾白日長 은산수렴백일장 긴긴 대낮에 은산으로 주렴을 드리우고 烏紗半岸洒風涼 오사반안쇄풍량 오사모를 반쯤 젖히니 바람이 시원하네 碧筒傳酒猶嫌熱 벽통전주유혐열 벽통에 술 권해도 오히려 더워 싫어서 敲破盤氷嚼玉漿 고파반빙작옥장 반위의 얼음을 두드려 깨서 옥장을 먹는다 ※銀蒜(은산) : 은으로 마늘통 모양으로 만들어 주렴 밑에 매달아 발이 잘 늘어지게 만든 장식. ※烏紗(오사) : 烏紗帽(오사..

정월 대보름 한시(漢詩)

上元夜 石室書院 同諸生觀月 呼韻共賦 金昌協 김창협 상원야 석실서원 동제생관월 호운공부 정월 대보름날밤 석실서원에서 제생들과 달을 보며 운을 부르고 함께 짓다 不著纖雲萬里天 불저섬운만리천 조각구름 한 점 없는 만리 장천에 放開蟾兎十分圓 방개섬토십분원 대보름 둥근달이 둥실 걸려 있네 山頭扶杖聚村老 산두부장취촌로 산 위에는 단장 짚은 촌로들 모이고 城裏踏橋多少年 성리답교다소년 성안에는 많은 소년들 다리를 밟네 ※蟾兎(섬토) : 달 속에 있다는 금 두꺼비와 옥토끼라는 뜻으로, 달을 달리 이르는 말 *김창협(金昌協,1651~1708) : 조선 후기 병조참지, 예조참의, 대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중화(仲和), 호는 농암(農巖) 삼주(三洲). 上元詠月 상원영월 洪汝河 홍여하 정월 대보름에 달을 읊조리다..

上元日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날은 특히 상원일(上元日)이라고도 한다. 또 등절(燈節)이라고도 하고, 연중 가장 처음 맞는 보름날이라 원소절(元宵節)이라고도 한다. 이에 대비하여 7월 보름날(백중)은 중원(中元)이라 하고 추수가 끝나는 10월 보름날은 하원(下元)이라고 한다. 정월 보름날 민속으로는 달맞이로 소원을 빌고, 연에다‘액(厄)’이나‘송액(送厄)’‘송액영복(送厄迎福)’등을 써서 멀리 날려 보냈으며, 그 밖에도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다리 밟기 등 민속놀이가 있는데 조선 후기 담정(藫庭) 김려(金鑢)와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의 시에 이러한 풍속이 잘 나타난다. 上元俚曲 상원리곡 金鑢 김려 대보름날의 속된 노래 元宵月色劇淸圓 원소월색극청원 정월 대보름 밤 달은 매우 맑고 둥근데 先見生男古老傳 선견생남고로전 먼저..

매화(梅花)와 퇴계 이황(退溪 李滉)

매화(梅花)를 노래한 수많은 조선의 선비들 중에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만큼 매화 사랑이 각별했던 이도 없을 것이다. 퇴계(退溪)선생은 매화 시 91수를 모아 매화시첩(梅花詩帖)이란 시집으로 묶었고, 문집에 확인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107수의 매화시를 남겼다. 또 매화를 그냥 매화로 부르지 않고 매형(梅兄) 매군(梅君), 또는 매선(梅仙)으로 부르며 매화와 대화하며 소통하기도 하였다. 漢城寓舍盆梅贈答 한성우사분매증답 서울 집에서 분매와 주고받다. 頓荷梅仙伴我凉 돈하매선반아량 매선이 외로운 나와 함께 해 주니 客窓蕭灑夢魂香 객창소쇄몽혼향 객창은 쓸쓸해도 꿈속은 향기롭네 東歸恨未攜君去 동귀한미휴군거 귀향길에 그대 함께 못 가 한스럽지만 京洛塵中好艶藏 경락진중호염장 서울 티끌 속에서 고운 자태 간직하..

立春(입춘)과 梅花(매화)

입춘(立春)이 되면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 매화(梅花)가 가장 먼저 핀다.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았고, 일부 잔설이 남아 있는데도 매화는 어김없이 봄을 알리는 전령이 된다. 그래서 매화는 절개 인내 고결 밝은 마음 등을 상징하여 사군자(四君子; 梅 蘭 菊 竹)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노래와 그림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상촌(象村) 신흠(申欽) 선생은 그의 실제(失題)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失題 실제 申欽 신흠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 년을 늙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네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바탕이 남아 있고 柳經百別又新..

立春漢詩 (입춘한시)

立春(입춘)은 24절기의 처음으로 봄이 시작된다는 날이다. 입춘은 대체로 정월에 첫 번째로 드는 절기이기에 입춘을 새해 첫날로 여겨서,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기 위해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이는데, 주로 대문이나 기둥 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붙인다. 입춘날(立春日) 입춘시(立春時)에 좋은 글귀로 입춘축(立春祝)을 써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며, 주로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 건양다경), 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 壽如山 富如海(수여산 부여해) 등의 글귀를 많이 쓴다. 또 이날 봄날에 일찍 돋아나는 다섯 가지나물로 오신채(五辛菜)를 해 먹으며, 보리뿌리를 뽑아보고 농사의 흉풍을 점쳐보며 한해농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立春書懷 李穀 이곡 입춘에 회포를 적다 遊子思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