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 92

朝發 四首之三 (조발 사수지삼)

朝發 四首之三   조발 사수지삼  아침에 떠나다. 네 수중 세 번째. 朝發漢陽城 조발한양성아침에 한양성을 출발하여서暮入箕子都 모입기자도저물녘에 기자도에 들어오니娛耳盡好音 오이진호음아름다운 음악에 귀가 즐겁고悅目多美姝 열목다미주미인이 많아서 눈이 기뻐하네有肴如陵岡 유효여능강안주가 큰 언덕처럼 쌓여있고有酒傾春湖 유주경춘호술은 봄날의 호수만큼 있으나余美亡左右 여미망좌우내 좋아하는 이 좌우에 없으니誰與爲驩虞 수여위환우누가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獨乘照夜白 독승조야백홀로 준마 조야백에 올라타니月走西山雪 월주서산설달이 서산의 눈 위를 달려가서滅沒過鄧林 멸몰과등림등림을 넘어서 사라지고 나니欲問夸父渴 욕문과부갈과보의 갈증을 알고 싶어지네霜蹄乍踦蹶 상제사기궐상제가 갑자기 다리를 절고鳳臆流汗血 봉억유한혈봉새가 가슴에 피땀을..

浩然亭八詠 (호연정팔영)

浩然亭八詠   호연정팔영  호연정의 여덟 풍경을 읊다. 善名忽在玆 선명홀재자좋은 명승이 돌연 여기 있어서 高山吾可仰 고산오가앙높은 산을 우러러볼 수 있으니驚湍屹砥柱 경단흘지주급한 여울에 우뚝 선 지주처럼險絶奇愈壯 험절기유장험절하고 웅장함이 뛰어나구나彼逝者不息 피서자불식떠나는 저 사람은 쉬지 않으니日月眞蝄蜽 일월진망량해와 달도 진정 도깨비로구나霞䳱際遠天 하목제원천먼 하늘가 노을에 따오기 나니盪然襟懷暢 탕연금회창가슴속 회포가 씻겨 누그러져서放歌楓樹林 방가풍수림단풍나무 숲에서 노래를 부르며庶幾稱夙尙 서기칭숙상일찍부터 몇 번이나 칭송받았나右三聖晩秋 우삼성만추 위는 삼성의 늦가을이다> ※砥柱(지주) : 지주(砥柱)는 지주중류(砥柱中流)로 황하(黃河) 가운데 우뚝 솟은 돌산이란 뜻인데, 지절(志節)이 뛰어남을 비유..

寄鄭八溪君 三首 (기정팔계군 삼수)

寄鄭八溪君 三首   기정팔계군 삼수  정 팔계군에게 부치다. 銀漢乘槎客 은한승사객은하수에 뗏목을 탄 나그네는玉皇香案吏 옥황향안리옥황상제 향안 앞의 시자였네黃麻纔入境 황마재입경비로소 임금의 조서가 내려와望哺乳赤子 망포유적자백성을 잘 보육하기를 바랐네廉立攬轡曰 염립람비왈청렴과 람비의 의지를 세우니 流還逋租里 유환포조리고을에 세금 체납이 없어졌네始荷簡命重 시하간명중바야흐로 간명의 중책을 지고䌤綸無箇事 시륜무개사 두루 다스리니 아무 일 없었네死生聽兪扁 사생청유편 사생에 대해 유편에게 들으니牖民在正己 유민재정기백성의 교화는 몸가짐에 있다네獠猲畏鈇鉞 요갈외부월오랑캐는 부월을 두려워하는데何用穿楊矢 하용천양시어찌 화살로 버들잎 뚫으려는가時宜啓白簡 시의계백간때에 맞춰서 탄핵문을 열어보니彩筆耀靑李 채필요청리채필이 청리첩처..

翠白仙人過余曰… (취백선인과여왈…)

蓬萊詩集卷之三  五言古風 翠白仙人過余曰 扶桑之海 際于蓬萊 靈蹤異跡 天秘而地藏 今我與爾 盍往觀乎 風雲壯懷 灑落珠璣 臨將分手 許拾殘馥 追寄星駕 辭不獲已 綴荒獻菲 非愚則妄 伏希斤敎 취백선인과여왈 부상지해 제우봉래 영종이적 천비이지장 금아여이 합왕관호 풍운장회 쇄락주기 임장분수 허습잔복 추기성가 사불획이 철황헌비 비우칙망 복희근교  취백선인이 내게 들러 말하기를 ‘부상의 바다 봉래의 기이한 자취가 신령스러워 하늘이 비밀리에 감춘 것이다. 이제 어찌 내가 그대와 더불어 가서 보지 않겠는가. 품은 뜻이 풍운처럼 장대하고 문장이 맑으니 장차 헤어질 때가 되면 남은 향기를 거두기를 바라니 성가로 좇으면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변변치 않은 정성을 올리니 어리석고 허망하다 하지 말고 가르쳐 주기를 엎드려 바란다.’고 하였..

哭內 (곡내) 外

哭內   곡내  아내를 곡하다. 案上空餘女則文 안상공여여칙문책상 위엔 여칙문만 덩그러니 남았고山頭唯有一孤墳 산두유유일고분산꼭대기엔 외로운 무덤 하나 남았네長天萬里無消息 장천만리무소식만 리 높은 하늘에 소식이 없으니何處人間更見君 하처인간경견군 인간 세상 어디서 그대를 다시 볼까 ※女則文(여칙문) : 여인들이 본받아야 할 덕목을 기록한 책.  贈洪忠男   증홍충남 鶴翁昔有雲間一 학옹석유운간일신선이 예전에 구름 사이에 있으면서令子今無日下雙 영자금무일하쌍그대가 지금 천하에 짝이 없게 하였네讀罷岐黃酣黍酒 독파기황감서주의서 읽기를 마치고 기장 술을 즐길 때數來蜂蕋落春窻 수래봉예락춘창봄날 창에 벌 자주 오고 꽃이 떨어지네 ※讀罷岐黃酣黍酒(독파기황감서주) : 기황(岐黃)은 의가(醫家)의 시조(始祖)로 일컬어진 기백(岐..

春帖字大殿 (춘첩자대전) 外

春帖字大殿   춘첩자대전  대전에 올린 춘첩자. 斗建灰吹管 두건회취관북두성이 율관에서 재를 불어내니冰消暖送寒 빙소난송한따뜻하여 얼음 녹고 추위를 보내네欲知春色早 욕지춘색조 일찍이 봄기운을 느껴보고 싶어서須向彩花看 수향채화간모름지기 고운 꽃을 보러 가는구나 ※斗建灰吹管(두건회취관) : 두건(斗建)은 북두성의 자루에 해당하는 별인데, 두건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12월의 달[月]로 삼았다 한다. 회관(灰管)은 율관(律管)에 든 갈대 재를 말하는데, 이 갈대 재가 날리는 것을 보고 절기를 알았다 한다. 따라서 봄의 계절이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林巖兄家 聞絲竹而作 임암형가 문사죽이작 임암 형의 집에서 사죽을 듣고 지었다.   小堂絲竹鼓風霆 소당사죽고풍정작은 집에 사죽과 북소리 천둥처럼 울려서沒馬塵埃耳暫醒 몰마..

贈休靜 卽淸虛長老也 (증휴정 즉청허장로야) 外

拾遺  贈休靜 卽淸虛長老也   증휴정 즉청허장로야 휴정에게 주다. 곧 청허장로이다. 休如木人立 휴여목인립휴정은 서 있는 목인과 같으며靜是爭靑山 정시쟁청산맑기는 실로 청산과 다투는구나安禪制龍虎 안선제용호좌선을 즐기며 용호를 다스리고獨坐雨花間 독좌우화간홀로 우화 사이에 앉아 있구나 ※休如木人立(휴여목인립) : 휴(休)는 휴정(休靜)을 뜻하고, 목인(木人)은 목인석심(木人石心)에서 온 말로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獨坐雨花間(독좌우화간) : 우화(雨花)는 부처님이 법화경을 강론할 때 하늘에서 내렸다는 꽃잎이다. 따라서 불법을 잘 승계하였다는 의미이다.  贈靈雲 有序今亡   증영운 유서금망  영운 선사에게 주다. 서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覺海何涯岸 각해하애안깨달음의 바다는 어디가 끝..

外叔母柳氏挽 (외숙모유씨만)

外叔母柳氏挽   외숙모유씨만 외숙모 유씨를 애도하다.少幼寄養 埻史略凡三歲 叔母性度貞靜 平生無小過 丁父母喪 皆從禮文 早罹疾 年未享長而終 소유기양 준사략범삼세 숙모성도정정 평생무소과 정부모상 개종례문 조리질 년미향장이종 어릴 적 맡아 키워주시길 무릇 삼 년인데, 숙모의 성품이 맑고 법도가 곧아서 평생 조그만 과오도 없었다. 부모의 상을 당하니 모든 것을 예문을 따랐다. 일찍 병에 걸려서 오래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溫溫淑德自淸眞 온온숙덕자청진온화하고 정숙한 덕은 스스로 맑고 진실하니竹性松心萃六親 죽성송심췌육친대와 소나무 같은 성품으로 육친이 화목했네胎敎早成雙玉樹 태교조성쌍옥수두 아들을 일찍부터 태교로 훌륭하게 기르고母儀偏化一家人 모의편화일가인어머니로서의 거동은 한 가정을 교화시켰네提孩忝奉昏晨戒 제해첨봉혼신..

挽洪應嚮 (만홍응향)

挽洪應嚮   만홍응향 홍응향을 애도하며 蚤誓栢舟天不憖 조서백주천불은백주의 맹세는 하늘도 어찌할 수 없으니 晩承榮養百無憂 만승영양백무우늦도록 아무 걱정 없이 부모를 봉양했네 經傳紗幔遺雙桂 경전사만유쌍계휘장에서 경전을 가르쳐 쌍계를 남기어駟駕雕軒撫一州 사가조헌무일주사마의 수레를 타고 한 고을을 다스렸네冰沚喜深銀鯉躍 빙지희심은리약얼음 물가에서 잉어가 뛰니 매우 기뻤고寒林懽極雪芽抽 한림환극설아추겨울눈 속에 죽순이 솟아 한없이 기뻤네沈痾漸解靈泉液 침아점해영천액신령한 샘물에 묵은 병도 점차 나아지고遐筭將窮白鶴秋 하산장궁백학추백학 수명 다할 때까지 오래 살려 했는데未及瓜期時忽忽 미급과기시홀홀기약한 때가 아직 되지 않았는데 어느듯遽隨薤露事悠悠 거수해로사유유갑자기 상여소리 따르게 되니 황당하구나誰銘牲繫昌黎字 수명생계창려..

次沙村韻仍遣懷 十二韻 (차사촌운잉견회 십이운)

七言排律  次沙村韻仍遣懷 十二韻   차사촌운잉견회 십이운 사촌의 시를 차운하여 회포를 풀다 12운  雲水溪邊楊柳村 운수계변양류촌 구름과 물이 흐르는 시냇가 양류촌의桃花源入石屏門 도화원입석병문 병풍바위 문을 들어가니 도화원일세 逐空不是亡秦客 축공부시망진객 헛됨 찾아 진나라 피한 객이 아니고離索頻招去楚魂 이색빈초거초혼 세속 떠난 초나라 혼을 자주 불렀네豁莽早開松菊逕 활망조개송국경 이른 아침 풀을 베어 송국의 길을 열고引泉宵灌獨孤園 인천소관독고원 한밤에 물을 끌어 동산에 물을 댔네窓前善虎來馴犬 창전선호래순견 창 앞에 착한 범이 오니 개가 따르고桑上金鶏唱曉嗷 상상금계창효오 뽕나무 위의 금계는 새벽을 알리네望斷江流虞地坼 망단강류우지탁 강물 끊길까 땅 갈라질까 근심하였고聽迷雷發畏天軒 청미뢰발외천헌 우렛소리 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