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拾遺 (습유)

贈休靜 卽淸虛長老也 (증휴정 즉청허장로야) 外

-수헌- 2025. 1. 28. 10:58

拾遺

 

贈休靜 卽淸虛長老也   증휴정 즉청허장로야 

휴정에게 주다. 곧 청허장로이다.

 

休如木人立 휴여목인립

휴정은 서 있는 목인과 같으며

靜是爭靑山 정시쟁청산

맑기는 실로 청산과 다투는구나

安禪制龍虎 안선제용호

좌선을 즐기며 용호를 다스리고

獨坐雨花間 독좌우화간

홀로 우화 사이에 앉아 있구나

 

※休如木人立(휴여목인립) : 휴(休)는 휴정(休靜)을 뜻하고, 목인(木人)은 목인석심(木人石心)에서 온 말로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獨坐雨花間(독좌우화간) : 우화(雨花)는 부처님이 법화경을 강론할 때 하늘에서 내렸다는 꽃잎이다. 따라서 불법을 잘 승계하였다는 의미이다.

 

 

贈靈雲 有序今亡   증영운 유서금망  

영운 선사에게 주다. 서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覺海何涯岸 각해하애안

깨달음의 바다는 어디가 끝인가

靈師寶筏通 영사보벌통

영운 선사는 뗏목을 타고 오가네

欲尋花雨去 욕심화우거

꽃비 내리는 곳을 찾아가려 하니

天外法雲空 천외법운공

하늘 밖에는 법운도 개이는구나

 

 

贈學澄   증학징 

학징에게 주다.

 

金剛碧玉水 금강벽옥수

금강산에 흐르는 벽옥수처럼

上人學澄淸 상인학징청

학징 스님은 맑고도 맑구나

欲達曹溪岸 욕달조계안

조계의 언덕에 가고자 하니

莫敎風浪生 막교풍랑생

풍랑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

 

 

書無爲軸 無爲 天然字也 當擊破智異山淫祠 南溟有記

서무위축 무위 천연자야 당격파지이산음사 남명유기

무위의 축에 쓰다. 무위는 천연의 자이다. 지리산의 음사를 격파하였다는 남명의 기록이 있다.  

 

昔聞無爲名 석문무위명

예전에 무위의 이름을 들었는데

無爲而有爲 무위이유위

무위만이 할 수 있었다 하네

今見無爲面 금견무위면

이제 무위의 얼굴을 보게 되니

有爲而無爲 유위이무위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구나

 

※淫祠(음사) : 부정한 귀신을 모시어 놓은 집. 사신(邪神)을 받드는 사당(祠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