哭內 곡내
아내를 곡하다.
案上空餘女則文 안상공여여칙문
책상 위엔 여칙문만 덩그러니 남았고
山頭唯有一孤墳 산두유유일고분
산꼭대기엔 외로운 무덤 하나 남았네
長天萬里無消息 장천만리무소식
만 리 높은 하늘에 소식이 없으니
何處人間更見君 하처인간경견군
인간 세상 어디서 그대를 다시 볼까
※女則文(여칙문) : 여인들이 본받아야 할 덕목을 기록한 책.
贈洪忠男 증홍충남
鶴翁昔有雲間一 학옹석유운간일
신선이 예전에 구름 사이에 있으면서
令子今無日下雙 영자금무일하쌍
그대가 지금 천하에 짝이 없게 하였네
讀罷岐黃酣黍酒 독파기황감서주
의서 읽기를 마치고 기장 술을 즐길 때
數來蜂蕋落春窻 수래봉예락춘창
봄날 창에 벌 자주 오고 꽃이 떨어지네
※讀罷岐黃酣黍酒(독파기황감서주) : 기황(岐黃)은 의가(醫家)의 시조(始祖)로 일컬어진 기백(岐伯)과 황제(黃帝)를 합칭한 말이고, 서주(黍酒)는 기장으로 빚은 술이다.
白玉贊 白玉 女郞名 백옥찬 백옥 여랑명
백옥을 기리며. 백옥은 딸의 이름이다.
磨而不磷 마이불린
갈아도 닳아서 엷어지지 않을
玉之身兮 옥지신혜
옥 같은 몸이로구나
涅而不緇 열이불치
진흙 속에 있어도 물들지 않고
玉之眞兮 옥지진혜
옥처럼 변하지 않는구나
乃如之人兮 내여지인혜
이와 같은 사람이여
玉如之人兮 옥여지인혜
옥과 같은 사람이여
卜居關東 복거관동
관동에 머물러 살 곳을 정하다.
義安何處不宜居 의안하처불의거
어느 곳인들 편안하게 살지 못할까마는
聖哲行藏自有餘 성철행장자유여
성현 철인의 행장이 절로 남아 있으니
去魯情懷寧己巳 거로정회녕기사
노나라 떠나는 몸과 정회가 편안하여도
出關車騎任徐徐 출관차기임서서
관문을 나서는 거마가 더디기만 하구나
山林岑寂鳥來往 산림잠적조래왕
산림과 산봉우리는 고요해 새만 다니고
寥廓太空雲卷舒 요곽태공운권서
텅 빈 하늘에는 구름만 끼었다 걷히네
天地中間一片石 천지중간일편석
하늘과 땅 사이에 한 조각 바위가 있어
湖堂風月共琴書 호당풍월공금서
호당에서 풍월과 금서를 함께 하겠구나
※去魯情懷寧己巳 出關車騎任徐徐(거로정회녕기사 출관거기임서서) : 공자가 노나라를 떠날 때, ’내가 가는 것이 더디기만 하구나. [去魯 曰 遲遲吾行也]’라고 한 것을 인용한 듯하다.
高城東閣 次車紫洞韻 고성동각 차차자동운
고성 동각. 자동의 운을 차운하다.
尋眞誤入羽人寰 심진오입우인환
진인을 찾다 잘못하여 신선 지경에 들어
白玉高樓倚廣寒 백옥고루의광한
백옥 같은 높은 누각 광한전에 의지했네
窻拓海天生鏡裏 창척해천생경리
창을 여니 하늘이 거울 같은 바닷속에 있고
砌流星漢落江干 체류성한낙강간
강가에는 은하가 떨어져 섬돌 위를 흐르네
主人舊識班堯曆 주인구식반요력
주인과 옛 친구는 요력을 서로 나누었는데
客子新傳變楚冠 객자신전변초관
나그네가 초관으로 변했음을 새로 전하오네
可愛詩仙霞鶩字 가애시선하목자
시선은 하목 글귀를 좋아할 만도 한데
銀鈞鐵索舞廻鸞 은균철삭무회란
은 갈고리 쇠줄에 묶인 난새가 춤추며 도네
※廣寒(광한) : 달 속의 선녀가 산다는 월궁인 광한전(廣寒殿).
※舊識(구식) : 예전부터 서로 알고 있던 사람. 옛 친구.
※堯曆(요력) : 요임금의 역서(曆書)라는 뜻. 요 임금 때 궁궐 뜰에 명협(蓂莢)이라는 기이한 풀이 났는데, 초하룻날부터 매일 한 잎씩 나서 자라다가 보름이 지나면 한 잎씩 지기 시작하여 그믐이 되면 말라버리는 풀이라고 한다. 이를 역초(曆草)라고도 하는데, 이것을 보고 달력을 만들었다 한다.
※楚冠(초관) : 옛날 초나라 사람이 썼던 관으로, 초나라 굴원(屈原)이 귀양 갔던 데서 연유하여 변방에서 쓸쓸히 지내는 것을 말한다.
※詩仙(시선) : 선인(仙人)의 기질을 지닌 천재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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