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 92

食松皮 (식송피)

食松皮   식송피  소나무 껍질을 먹다. 乙卯歲 畿甸饑 丙辰春 丘民多餓死 丁壯採松皮 作草余 余亦解宮 病臥糧絶 長鬚供監中 을묘세 기전기 병진춘 구민다아사 정장채송피 작초여 여역해궁 병와양절 장수공감중을묘년에 경기도에 흉년이 들어, 병진년 봄에 굶어 죽는 백성이 많았다. 장정들은 소나무 껍질을 벗겨 나물밥을 해 먹었다. 나도 벼슬에서 물러나 병들어 누워 식량이 떨어지자 늙은 하인이 올리는 것을 보았다.  苦旱幾歲民阻饑 고한기세민조기몇 해째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려서草木亦罹刀鋸厄 초목역리도거액풀과 나무도 칼로 벗기는 액운을 당하네白楡纔渴瓊瑤液 백유재갈경요액느릅나무는 옥 같은 진액이 말라 버리고蒼松盡脫煙霞服 창송진탈연하복푸른 소나무도 연하복이 모두 벗겨졌네刲來森立滿山骨 규래삼립만산골나무를 벗겨오니 온 산에는..

白雲山 (백운산) 外

白雲山 백운산  在永平東 淸幽奇秀 白石淸泉 丹楓翠栢 擁掩崖岸 杜鵑羊躑 夾映岩谷 周山百里 愈入愈佳 異鳥飛鳴 玉磵玲瓏 顧眄終日 左右逢奇 吟潔塵懷 忽焉忘機 眞仙界也재영평동 청유기수 백석청천 단풍취백 옹엄애안 두견양척 협영암곡 주산백리 유입유가 이조비명 옥간영롱 고면종일 좌우봉기 음결진회 홀언망기 진선계야영평의 동 쪽에 있다. 맑고 그윽하며 기이하게 아름답고, 흰 바위에서 맑은 샘이 솟는다. 푸른 나무에 든 단풍이 언덕 기슭을 안아 가리고, 진달래와 철쭉이 바위 골짜기를 뒤덮는다. 산 주위 백 리의 더욱 좋은 곳에 더 들어가면, 기이한 새가 울며 날고 시냇물의 옥 소리 영롱한데 종일 곁눈질로 돌아보니 좌우의 봉우리는 기이하여 맑아진 묵은 회포를 노래하게 되네. 홀연히 기심을 잊게 되니 여기가 신선 세계로구나. ..

靑溪懷足也 寄漢城 (청계회족야 기한성) 外

靑溪懷足也 寄漢城   청계회족야 기한성  청계의 회포가 넉넉하여 한성에 부치다. 離君有暮春 이군유모춘저무는 봄에 그대를 떠나 있으니不言如桃李 불언여도리복숭아나 자두를 말하지 않아도魂隨白雲山 혼수백운산마음은 흰 구름 뜬 산을 따르고目送靑溪水 목송청계수눈은 푸른 시냇물을 보내는구나三百六十釣 삼백육십조일 년 삼백육십일을 낚시를 하러東西南北裏 동서남북리동서남북 여러 곳을 돌아 다니다鈎登海六鰲 구등해육오바다에 들어가 육오를 찾아내니餘喙東州里 여훼동주리동주 고을에는 괴로움이 넘치네壯觀不同賞 장관부동상웅장한 경관을 함께 즐기지 못하고淸宵無共被 청소무공피맑은 밤 이불 함께 덮을 이 없는데大火急西流 대화급서류대화는 급격히 서쪽으로 흘러가고新蟬嘶古樹 신선시고수고목에는 새로이 매미가 우는구나奇峯聳主闕 기봉용주궐기이한 봉우리..

國島歌 寄李鰲峯 (국도가 기이오봉) 外

國島歌 寄李鰲峯   국도가 기이오봉  국도가. 이오봉에게 부치다 巍巍太上京 외외태상경높고 높은 옥황상제의 서울에浩浩神明舍 호호신명사넓고 넓은 신명의 집이 있는데白玉千尋柱 백옥천심주천 길 높이 기둥은 백옥이요靑天一片瓦 청천일편와푸른 하늘은 한 조각 기와일세東西袿日月 동서규일월해와 달빛이 동서를 뒤덮으니光景無晝夜 광경무주야빛나는 경관이 밤과 낮이 없네金窻拓銀漢 금창척은한금창은 은하수까지 넓혀졌고 琪樹結珠菓 기수결주과옥 나무에 구슬 열매가 맺혔네雲母屛風裏 운모병풍리운모로 만들어진 병풍 속에는水晶簾箔下 수정염박하수정이 주렴 아래에 드리웠고泛泛乘槎翁 범범승사옹뗏목을 탄 신선들이 떠다니며手折珊瑚朶 수절산호타산호 가지를 손으로 꺾는구나膾釣六鰲來 회조육오래육오를 낚아와서 회를 치고醉醒千日臥 취성천일와천일을 누워서 취했..

贈別春州奇刺使東岡先生 (증별춘주기자사동강선생) 外

贈別春州奇刺使東岡先生  증별춘주기자사동강선생 當春州東去 出餞大成尹公于西門外 追寄此作 당춘주동거 출전대성윤공우서문외 추기차작춘주 자사 동강 선생을 갑자기 이별하며 주다. 동쪽 춘주로 가게 되어 서문 밖에서 대성 윤공을 전별하며 추가로 이 시를 지어 부치다. 星駕啓東行 성가계동행아침 일찍 동으로 가는 길 인도하는데我馬登西道 아마등서도나는 서쪽으로 가는 말에 오르는구나辜負鼎門席 고부정문석공신 집안의 자리마저 저버리고 나니想鬱于干抱 상울우간포방패를 품에 안고 생각이 울적하구나親朋日南北 친붕일남북친한 벗이 매일 남북으로 오고 가도誰同君惠好 수동군혜호누가 그대와 함께 사랑하고 좋아할까隔晨失相笑 격신실상소하룻밤 사이에 서로 웃음을 잃었으니偏州移國寶 편주이국보나라의 보배가 작은 고을로 옮겨갔네文駟騁雕軒 문사빙조헌무늬를..

雪竹 (설죽) 外

雪竹  설죽  春竹吾亦愛 춘죽오역애봄 대나무를 내가 매우 좋아함은靑蔥多惡植 청총다오식어디에 심어도 푸르기 때문이고夏竹吾亦愛 하죽오역애여름 대나무 역시 좋아하는 것은兄草生邊幅 형초생변폭형초가 가장자리에 자라서이네最愛霜雪辰 최애상설진눈서리 내린 때를 가장 좋아하니猗猗含晩綠 의의함만록늦도록 푸른 빛 머금어 아름답고嚴風震天地 엄풍진천지혹독한 바람이 천지를 흔들어서 殺氣凋萬木 살기조만목살기가 모든 나무를 시들게 해도疏枝不受寒 소지불수한성근 가지는 추위를 타지 않구나密葉冒滕六 밀엽모등륙등륙을 무릅쓰고 잎은 빽빽하고不變蒼蒼色 불변창창색푸르고 푸른색은 변하지 않으니松栢豈云獨 송백기운독어찌 송백만이 홀로 푸르다 할까自家春四時 자가춘사시내 집에 사계절의 봄이 돌아와서陽和生碧玉 양화생벽옥봄기운이 벽옥처럼 생겨나더라도烈似餐雪..

挽洪應嚮 註見上 (만홍응향 주견상)

挽洪應嚮 註見上 만홍응향 주견상 홍응향을 애도하며 天也喪聰明 천야상총명하늘이 총명함을 잃었는가神乎亡正直 신호망정직귀신이 정직함을 잃었는가孝子竟誰勞 효자경수로누가 효도를 끝내게 했는지長年先夭折 장년선요절장년이 안 되어 요절했구나 憶昨葬靈根 억작장영근예전 할아버지 장례를 생각해도攀呼哀不及 반호애불급슬퍼서 반호함이 미치지 못하고糜粥不入口 미죽불입구죽마저도 입에 들어가지 않으니枯柴消毁骨 고시소훼골몸이 상하여 장작처럼 말랐구나 慈母執我手 자모집아수어머니께서는 나의 손을 붙잡고泣向天求活 읍향천구활하늘 향해 울며 생존을 빌었는데豈不念母恩 기불념모은어머니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없어我哀終不極 아애종부극끝없는 슬픔을 그치지 못하겠네 慘慘風樹聲 참참풍수성나무에 부는 바람 소리 애처롭고不聞皐魚哭 불문고어곡고어의 곡소리도 듣지..

聯環篇 奉呈江原林監司 (연환편 봉정강원임감사)

聯環篇 奉呈江原林監司 연환편 봉정강원임감사 연환편 강원 임감사에게 바치다. 落落靑雲士 낙락청운사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청운사는翩翩紫霞想 편편자하상신선 되고자 하는 마음 드날리며不役緖使間 불역서사간조그만 일에 부림을 당하지 않고獨遊萬物上 독유만물상만물 위를 홀로 떠돌아 다니네詩顚李杜壇 시전이두단이백과 두보의 단에서 시에 미치고 筆掃鐘王陣 필소종왕진붓으로 종요와 왕희지의 진을 쓰니名聲滿南海 명성만남해명성이 남쪽 바다에까지 가득하고海濤隨鵬運 해도수붕운붕새 움직임 따라 바다 물결이 이네 鵬運泊何處 붕운박하처붕새의 움직임이 그치는 어느 곳은玉皇香案前 옥황향안전옥황상제의 향안 앞이로구나日詠黃庭字 일영황정자매일 같이 황정경의 글자를 읊으며點檢卿雲篇 점검경운편경운 편을 낱낱이 검사하는구나帝虞東維缺 제우동유결 순임금이..

送沈叔平先生守豐德郡三篇 (심숙평선생수풍덕군삼편)

送沈叔平先生守豐德郡三篇 심숙평선생수풍덕군삼편 심숙평 선생을 풍덕 군수로 보내며, 세편.   我愛子之心 아애자지심나는 그대의 마음을 소중히 여겨서寒江照秋月 한강조추월가을 달처럼 차가운 강을 비춰추고我愛子之懷 아애자지회나는 그대의 생각을 소중히 여겨서淸風灑蘭雪 청풍쇄난설맑은 바람으로 난초에 눈을 뿌렸네相視但相笑 상시단상소서로 보며 다만 서로 웃기만하는데豈云鶼與周 기운겸여주어찌 비익조가 두루 함께 한다할까 直尙古之人 직상고지인오히려 옛사람들의 도를 숭상하니不落人世游 불락인세유인간 세상에 떨어져서 놀지 않으리 大才天所眷 대재천소권하늘이 주신 큰 재주를 돌이켜보니豈弟神所勞 기제신소로어찌 귀신이 나를 도와준다고 할까 早紆聖君思 조우성군사일찍부터 지녔던 성군의 생각을 靑雲振高踊 청운진고용청운에 올라서 높이 떨치겠구나..

香山三章 別參寥 (향산삼장 별참요)

香山三章 別參寥   향산삼장 별참요  묘향산에서 세 편. 참요와 헤어지며 香山高不極 향산고불극묘향산은 높아서 그 끝이 없으며 八萬四千峯 팔만사천봉팔만 사천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中有綠髮翁 중유녹발옹그 속에 검은 머리 노인이 있어서鍊骨棲雲松 연골서운송구름과 솔에 살며 몸을 단련하네狂吟倚日觀 광음의일관일관봉에 기대 미친 듯 노래하며縱目昭堯封 종목소요봉빛나는 요봉을 마음 껏 보는구나安得躡仙梯 안득섭선제어찌하면 신선 사다리를 타고올라 一盪夫子胸 일탕부자흉공자님의 흉금을 씻을 수 있을까 普賢寺何在 보현사하재보현사는 어디에 있기에第五橋上頭 제오교상두다섯 번째 다리 위 끝에는濯纓百里水 탁영백리수깨끗한 물이 백 리에 흘러가고逍遙龜鶴秋 소요구학추거북과 학의 나이만큼 노니네曇雲灑嵒扉 담운쇄암비검은 구름이 산문에 흩어지고花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