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 15

宿香村 (숙향촌) - 金克己 (김극기)

宿香村 숙향촌 金克己 김극기 향촌에서 자며 雲行四五里 운행사오리구름을 따라 사 오리를 가다가 漸下蒼山根 점하창산근차츰 푸른 산 뿌리로 내려가니 烏鳶忽驚起 오연홀경기까마귀 솔개가 문득 놀라 날고 始見桑柘村 시현상자촌비로소 뽕나무 마을이 나타나네 村婦理蓬鬢 촌부리봉빈시골 아낙 더벅머리를 손질하며 出開林下門 출개임하문수풀 아래 사립문 열어 주는데 靑苔滿古巷 청태만고항푸른 이끼 묵은 길에 가득하고 綠稻侵頹垣 녹도침퇴원푸른 벼가 무너진 담을 침범하네茅簷坐未久 모첨좌미구초가 처마에 앉은 지 오래지 않아 落日低瓊盆 낙일저경분쟁반 같은 해가 낮게 떨어지니 伐薪忽照夜 벌신홀조야땔나무를 베어서 어둠을 밝히고 魚蠏腥盤飡 어해성반손생선과 게가 저녁상에 올라오네耕夫各入室 경부각입실농부들 각기 방 안에 들어오니..

村家 (촌가) - 金克己 (김극기)

村家 촌가 金克己 김극기 靑山斷處兩三家 청산단처양삼가청산이 끊어진 곳에 두서너 채 집이 있고抱壠縈回一徑斜 포롱영회일경사한 가닥 비탈길이 언덕을 안고 돌아가네讖雨癈池蛙閣閣 참우폐지와각각비 오려는지 웅덩이에 개구리가 울어대고相風高樹鵲査査 상풍고수작사사바람이 부는 높은 나무에서 까치가 우네境幽柳巷埋荒草 경유유항매황초어두운 버드나무 거리는 풀숲에 덮여있고人寂柴門掩落花 인적시문엄낙화사람 없어 닫힌 싸리문에 꽃이 떨어지네塵外勝遊聊自適 진외승유료자적속세를 떠나 놀면서 여유롭게 즐기려하니 笑他奔走覓紛華 소타분주멱분화분주히 화려함을 찾는다고 사람들이 웃네 *김극기(金克己, 1150경~1204경): 고려 명종 때의 시인. 호는 노봉(老峰). 농민반란이 계속 일어나던 시대에 핍박받던 농민들의 모습을 꾸밈없..

次韻葉孔昭江南四絶 (차운섭공소강남사절) - 李穡 (이색)

次韻葉孔昭江南四絶 차운섭공소강남사절 李穡 이색 섭공소의 강남 시 사절에 차운하다. 川原花樹染紅藍 천원화수염홍람내와 언덕의 꽃나무 붉고 푸른 물들었는데 橋外遊人酒半酣 교외유인주반감다리 밖에 노는 이는 술이 반쯤 취했구나家在綠楊深處住 가재녹양심처주 내 집은 푸른 버드나무 깊은 곳에 있지만 偶隨黃鳥過溪南 우수황조과계남우연히 꾀꼬리 따라 시내 남 쪽에 들렀네 新荷如拭綠浮煙 신하여식록부연씻은 듯한 연잎에 푸른 안개가 떠 있으니池館薰風五月天 지관훈풍오월천오월의 날씨가 지관에 훈풍을 불어오네自喜小窓微雨足 자희소창미우족작은 창밖에 가랑비 내리니 절로 즐거워 藥畦鋤了又來眠 약휴서료우래면약초밭에 김을 매고 다시 와서 잠을 자네 雲物凄淸暑氣收 운물처청서기수더위가 걷히어 풍경이 서늘하고 맑아지니芙蓉露冷滿江..

詠菊 二首 (영국 이수) - 李奎報 (이규보)

詠菊 二首 영국 이수 李奎報 이규보 국화를 읊다. 2수 靑帝司花剪刻多 청제사화전각다봄이 꽃을 많이 피우는 일을 맡았는데 如何白帝又司花 여하백제우사화어찌하여 가을이 또 꽃을 피우려 하나 金風日日吹蕭瑟 금풍일일취소슬날마다 가을바람 서늘하게 불어오는데 借底陽和放艶葩 차저양화방염파어디서 따뜻한 기운 빌려 꽃을 피우나 不憑春力仗秋光 불빙춘력장추광봄 힘 빌리지 않고 가을빛에 피었기에 故作寒芳勿怕霜 고작한방물파상추위에 피었어도 서리를 두려워 않네 有酒何人辜負汝 유주하인고부여술 가진 누군들 너를 버릴 수 있을까 莫言陶令獨憐香 막언도령독련향도연명만 향기 사랑했다 말하지 마라 ※靑帝, 白帝(청제, 백제) : 청제(靑帝)는 동쪽과 봄을 담당하는 신이고, 백제(白帝)는 서쪽과 가을을 담당하는 신이다. 따라서 ..

秋懷 (추회) - 李植 (이식)

秋懷 추회 李植 이식 京國緇塵暗 경국치진암검은 먼지 어둡게 덮은 서울에서江村去路賒 강촌거로사강촌으로 가는 길 멀기만 하네才名歲向晚 재명세향만재명 찾는 사이 한 해도 저물고旅宿夢還家 여숙몽환가나그네 잘 때마다 귀향 꿈꾸네萬里白鷗鳥 만리백구조만 리 하늘에는 흰 갈매기 날고 九秋黃菊花 구추황국화구월 가을에 누런 국화 피었네 閑情兩不薄 한정량불박여유와 정은 모두 가볍지 않은데奈此客遊何 내차객유하어찌 이 나그네 여러 곳을 떠도나 秋懷二首 效李滄溟體 추회이수 효이창명체 李植 이식 추회 2수 이창명의 시체를 본받다 病起看秋色 병기간추색병든 몸 일으켜 가을 풍경 보니 高齋趁落暉 고재진락휘높다란 집에 석양빛이 물들었네松林稍踈豁 송림초소활소나무 숲은 조금 뚫려 트였고 菊蘂已馚馡 국예이분..

秋懷 二十六韻 (추회 이십륙운) - 李荇 (이행)

秋懷 二十六韻 추회 이십륙운 李荇 이행 가을 회포 26운 憔悴三遷客 초췌삼천객세 차례 귀양살이에 초췌한 나그네 淹留萬里心 엄류만리심마음은 만리타향에 오래 머물렀네 南溟時弔影¹⁾ 남명시조영남해 가에서 때로 외로이 지내면서 北斗屢沾襟 북두누첨금북두성을 보며 자주 옷깃을 적시네名位平生誤 명위평생오명예와 지위가 평생을 그르쳤어도文章夙昔欽 문장숙석흠 문장은 일찍부터 공경을 받았는데 忽辭丹禁直²⁾ 홀사단금직홀연히 대궐을 하직하고 떠나오니 誰試白頭吟³⁾ 수시백두음누가 백두음을 불러볼 수 있을까按劍驚山立⁴⁾ 안검경산립우뚝 선 산에 놀라서 칼을 잡고 懷珠信陸沈⁵⁾ 회주신육침구슬을 품고서 세상에 숨어 사는데艱難知自古 간난지자고간난은 예부터 있어 온 줄 알지만 意氣見於今 의기견어금의기는 오늘날에야 보게 되..

村居秋晩偶吟 (촌거추만우음) - 成運 (성운)

村居秋晩偶吟 촌거추만우음 成運 성운 시골집에서 늦가을에 우연히 읊다. 巷陋何嫌好客稀 항누하혐호객희누추한 거리라 찾아오는 이 드문 들 어떠리 沈痾在體臥牛衣 침아재체와우의병이 깊은 몸으로 우의 덮고 누워 지낸다네 家無炊米貧心泰 가무취미빈심태밥 지을 쌀 없어도 가난한 마음은 편안하니 秋入鍾山芝朮肥 추입종산지출비종산에 가을이 오면 영지 백출이 살찔 텐데 ※牛衣(우의) : 병들고 곤궁한 자신의 삶을 비유한 말이다. 우의는 소의 추위를 막기 위해 짚을 엮어 만든 거적인데, 한(漢) 나라 왕장(王章)이 몹시 가난하여 병들어도 덮을 이불이 없어서 우의 속에 들어가 울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여 병들고 곤궁한 자신의 삶을 비유한 말이다. ※鍾山(종산) : 남경(南京)의 북산(北山) 이름인데, 흔히 은자(隱者..

夜聽擣衣聲 (야청도의성) - 楊泰師 (양태사)

夜聽擣衣聲 야청도의성 楊泰師 양태사 밤중에 다듬이 소리를 듣다 霜天月照夜河明 상천월조야하명서리 내린 밤 달빛이 강을 밝게 비추니客子思歸別有情 객자사귀별유정이국땅의 나그네 귀향 생각이 깊어져서厭坐長霄愁欲死 염좌장소수욕사긴 밤을 앉아 시름에 잠겨 애태우는데忽聞隣女擣衣聲 홀문인녀도의성홀연 이웃 아낙의 다듬이 소리 들리네聲來斷續因風至 성래단속인풍지바람결을 따라서 끊어질 듯이 이어지며 夜久星低無暫止 야구성저무잠지밤 깊어 별 기울도록 잠시도 멎지 않네 自從別國不相聞 자종별국불상문고국을 떠난 뒤로는 듣지 못하였는데今在他鄕聽相似 금재타향청상사지금 타향에서 듣는 소리가 닮았구나 不知綵杵重將輕 부지채저중장경방망이가 무거운지 가벼운지 모르겠고不悉靑砧平不平 불실청침평불평다듬잇돌이 고른지 거친지 모르겠지만 遙憐..

擣衣詞 (도의사) - 金三宜堂 (김삼의당)

擣衣詞 도의사 金三宜堂 김삼의당 다듬이질 薄薄輕衫不勝寒 박박경삼불승한 얇은 여름옷으로는 추위를 못 견디기에一年今夜月團團 일년금야월단단 일 년 중 달이 가장 둥글다는 오늘 밤도阿郞應待寄衣到 아랑응대기의도 낭군은 겨울옷 부쳐오기를 기다릴 텐데强對淸砧坐夜闌 강대청침좌야란 꿋꿋이 다듬이 마주 앉아 밤이 깊어가네 *김삼의당(金三宜堂, 1769∼1823) : 전라도 남원에서 태어났으며 당호는 삼의당(三宜堂)이다. 같은 해, 같은 날, 같은 동네에서 출생하여 같은 마을에 살던 담락당(湛樂堂) 하립(河笠,1769∼1830)과 혼인하여 남원, 진안 등지의 시골에서만 살았다. 우리나라의 이름난 여류 시인은 허난설헌(許蘭雪軒)이나 신사임당(申師任堂)처럼 당당한 사대부 명문 출신이거나, 황진이(黃眞伊), 이매..

擬戍婦擣衣詞 (의수부도의사) - 偰遜 (설손)

擬戍婦擣衣詞 의수부도의사 偰遜 설손 수자리 사는 사람 아내의 도의사를 모방하여 皎皎天上月 교교천상월 하늘에 떠 있는 밝고 밝은 저 달이照此秋夜長 조차추야장 이 가을 기나긴 밤을 비춰주는구나悲風西北來 비풍서북래 서북쪽에서 바람 불어와 슬퍼지는데 蟋蟀鳴我床 실솔명아상 내 집 평상 틈에서 귀뚜라미가 우네君子遠行役 군자원행역 임은 나라 지키느라 먼 곳으로 가고 賤妾守空房 천첩수공방 아내는 쓸쓸하게 빈 방을 지키는데空房不足恨 공방불족한 빈방을 지키는 것이 한은 아니지만感子寒無裳 감자한무상 옷이 없어 임이 추울까봐 걱정이네 皎皎天上月 교교천상월하늘에 떠 있는 밝고 밝은 저 달아 休照玉門關 휴조옥문관부디 옥문관에는 비치지 말아 다오金戈相磨戛 금과상마알칼과 창이 서로 문질러 부딪치는데中夜絺綌寒 중야치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