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次韻 立夏翌日 (차운 입하익일) - 金尙憲 (김상헌)

-수헌- 2024. 5. 2. 17:28

次韻 立夏翌日 차운 입하익일 金尙憲 김상헌  

입하 다음 날에 차운하다.

 

病起三更白髮臣 병기삼경백발신

백발 신하 병들어서 삼경 밤에 일어나니

樓頭缺月半成輪 루두결월반성륜

누각 위 이지러진 달 바퀴의 반만 채웠네

何家買醉他鄕酒 하가매취타향주

타향 어느 집에서 술을 사 마시고 취하고

幾處追思昨日春 기처추사작일춘

어디에서 지난날 봄 생각하며 그리워할까

長抱百年無限恨 장포백년무한한

백 년 동안 끝없는 한을 길이 품고 있으니

獨憐千里未歸人 독련천리미귀인

멀리서 돌아가지 못한 사람만 애처롭구나

豊城紫氣干牛斗 풍성자기간우두

풍성의 자색 기운이 우두성을 침범했으니

誰遣雷生候及晨 수견뢰생후급신

누가 뇌생을 보내어서 새벽까지 기다릴까

 

※豊城紫氣干牛斗(풍성자기간우두) 誰遣雷生候及晨(수견뢰생후급신) : 뇌생(雷生)은 진(晉)나라의 뇌환(雷煥)을 말한다. 진나라 때 오(吳) 땅에 자색 기운이 하늘의 우수(牛宿)와 두수(斗宿) 사이로 뻗치는 것을 보고 장화(張華)가 뇌환(雷煥)을 풍성현(豊城縣)의 현령으로 보내 명검(名劍)인 용천검(龍泉劍)과 태아검(太阿劍)을 얻어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 한다.

 

*김상헌(金尙憲,1570∼1652)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교리, 응교, 직제학을 거쳐 동부승지가 되었다. 자는 숙도(叔度), 호는 청음(淸陰). 1639년 청나라가 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요구한 출병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청나라에 압송되어 6년 후 풀려나 좌의정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