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八

-수헌- 2024. 1. 14. 11:59

擬古 其八      陶淵明    도연명     原韻  

 

少時壯且厲 소시장차려

젊은 시절에는 씩씩하고 굳세어서

撫劍獨行遊 무검독행유

검을 가지고 혼자 돌아다녔는데

誰言行遊近 수언행유근

누가 가까운 곳을 다녔다 하는가

張掖至幽州 장액지유주

멀리 장액에서 유주까지 다녔다네

饑食首陽薇 기식수양미

배고프면 수양산의 고사리를 먹고

渴飲易水流 갈음역수류

목마르면 역수에 흐르는 물 마셨네

不見相知人 불견상지인

알아주는 사람은 만나지도 못하고

惟見古時丘 유견고시구

오직 옛날의 무덤만 보았을 뿐이네

路邊兩高墳 노변양고분

길가에 있는 두 개의 높다란 무덤은

伯牙與莊周 백아여장주

백아와 장주의 무덤이라는데

此士難再得 차사난재득

이런 사람은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

吾行欲何求 오행욕하구

내가 무엇을 찾으러 다니겠는가

 

이 시는 백이(伯夷) 숙제(叔齊) 형가(荊軻) 백아(伯牙) 장자(莊子) 등의 고사를 인용하여 자기와 비교하여 알아주는 사람 없음을 한탄하였다.

 

※張掖至幽州(장액지유주) : 장액(張掖)은 중국 간쑤 성[甘肅省] 중서부에 있는 현으로 옛날 실크로드에 있는 교역 중심지로, 고대 대상들이 중국과 서방을 연결하며 오가던 곳이었다. 유주(幽州)는 동한 시대의 주(州) 이름으로 현재의 북경(北京) 천진(天津) 일대였다. 즉 중국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다녔음을 의미한다.

 

※首陽薇(수양미) : 수양산(首陽山)의 고사리. 고죽국(孤竹國)의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지조를 지키기 위해 수양산에서 고사리만 먹고살았다는 고사에서 인용하여 자신의 지조와 비교하였다.

 

※易水(역수) : 진시황(秦始皇)을 암살하기 위해 진나라로 가던 형가(荊軻)가 역수(易水) 가에서 ‘바람은 쓸쓸하고 역수물은 차구나. [風肅肅兮易水寒]’라는 노래를 하였다는 고사에서 인용하여 자신의 충정과 비교하였다.

 

※伯牙與莊周(백아여장주) : 백아(伯牙)는 춘추전국시대 백아절현(伯牙絶絃), 지음(知音)의 고사(故事)의 주인공인 거문고의 명인이고, 장주(莊周)는 전국(戰國) 시대의 사상가로, 도가의 대표적인 인물인 장자(莊子)를 말한다.

 

 

擬古 其八      申欽     신흠     和韻 

 

客從何方來 객종하방래

나그네는 어느 곳에서 왔는지

擊節歌遠遊 격절가원유

박자에 맞춰 원유를 노래하네

遠遊君莫問 원유군막문

원유에 대해 그대 묻지 말게나

連年客他州 연년객타주

해마다 타국 떠도는 나그네라네

世事竟焉極 세사경언극

세상사는 어떻게 끝이 나려는지

白日隨逝流 백일수서류

세월은 흐르는 물 따라가는구나

大聖亦安用 대성역안용

대성인 또한 어디에 편히 쓰일까

魯笑東家丘 노소동가구

노나라에서도 동가구라 비웃었네

天道豈其偏 천도기기편

천도가 어쩌면 그렇게 치우치고

時命胡不周 시명호불주

시명도 어찌 그리 고르지 못할까

區區季氏宰 구구계씨재

구구하게 계씨 집안 가신이라니

却恨由與求 각한유여구

유와 구가 너무나 원망스럽구나

 

※遠遊(원유) : 원유(遠遊)는 초나라의 굴원(屈原)이 지은 초사(楚辭) 편 이름으로, 선인(仙人)들과 함께 놀면서 천지 사방을 두루 유람하고자 하는 뜻을 피력하였는데, 전하여 사방을 유람하거나 먼 길을 여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魯笑東家丘(노소동가구) : 구(丘)는 공자(孔子) 이름이다. 옛날 노(魯) 나라 사람인 공자의 집 서편에 어느 어리석은 자가 살았는데, 공자가 성인(聖人)인 것도 모르고, 동쪽 집의 구 [東家丘]라고 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却恨由與求(각한유여구) : 유(由)와 구(求)는 공자(孔子)의 제자였던 중유(仲由)와 염구(冉求)를 말한다. 이 두 사람은 당시 노(魯) 나라의 국정을 전횡했던 권신(權臣) 계씨(季氏)의 가신(家臣) 노릇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