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擬古 九首 ( 의고 9수) - 其九

-수헌- 2024. 1. 15. 15:33

擬古 其九     陶淵明    도연명     原韻  

種桑長江邊 종상장강변

장강 가에다 뽕나무를 심고

三年望當采 삼년망당채

삼 년 만에 딸 수 있길 바랐네

枝條始欲茂 지조시욕무

가지가 비로소 무성해지려는데

忽值山河改 홀치산하개

홀연히 산하가 뒤바뀌었구나

柯葉自摧折 가엽자최절

가지와 잎은 꺾이고 부러지고

根株浮滄海 근주부창해

그루터기는 바다로 떠내려갔네

春蠶既無食 춘잠기무식

봄누에는 이미 먹일 게 없으니

寒衣欲誰待 한의욕수대

겨울옷은 누구를 기다려야 하나

本不植高原 본불식고원

본래 높은 곳에 심지 않았으니

今日復何悔 금일부하회

오늘 다시 후회한들 무엇하나

 

擬古 其九     申欽   신흠     和韻 

落日下磵口 낙일하간구

해 질 무렵 시내 입구에 내려가서

芳芷忽盈採 방지홀영채

향기로운 지초를 가득 캐었네

余幼好奇服 여유호기복

내 어릴 적 뛰어한 옷을 좋아하여

矢心終不改 시심종불개

끝까지 안 바꿔 입기로 다짐했었지

一體亦變易 일체역변역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다 바뀌어서

桑田變成海 상전변성해

상전이 변하여 바다가 되었구나

伯牙死已久 백아사이구

백아가 죽은 지가 이미 오래인데

瑤徽欲誰待 요휘욕수대

좋은 거문고는 누구를 기다리는가

向平識損益 향평식손익

엄군평을 찾아가 득실을 따져보면

庶幾無尤悔 서기무우회

아마도 허물도 후회도 없다 하리라

 

※矢心(시심) : 마음속으로 맹세함.

 

※向平識損益(향평식손익) : 평(平)은 한(漢) 나라 때의 은사(隱士)이자 복술가(卜術家)인 엄군평(嚴君平)을 말하는데, 성도(成都)의 시장에서 가게를 열고 점을 보는데, 하루 생활비인 백전만 벌면 가게 문을 닫고 제자들에게 노자(老子)를 가르쳤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