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四溟大師-다정다한(多情多恨)의 인간면

-수헌- 2020. 4. 24. 20:33

사명대사(四溟大師)라 하면 선입감이 온갖 도술에 능통하고 인간을 초월한 신비스러운 존재인 양 생각해 온 사람이 많으나 결코 그러한 것은 아니다. 사명대사도 한 인간이며 한 승려로서 현실적이며 인간미가 풍부한 다정다한(多情多恨)하고 평범한 인간이었다.

그의 시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지은 시와 백발을 한탄한 시도 있고, 떠나가는 사람을 보내면서 인정을 못 잊어서 지은 시도 있다.

그중에서 고향을 그리는 시 몇 수를 소개한다

望鄉    망향    고향을 바라보면서

南國迢迢回雁絶 남국초초회안절

까마득한 남쪽나라 소식이 끊어지니

病中虛動故園情 병중허동고원정

병든 몸 헛되이 고향생각 일어 나네

雲埋楚峽客長望 운매초협객장망

구름 덮힌 험한 골짜기 나그네 멀리 바라보니

月墮江樓夢屢驚 월타강루몽루경

강 누각에 달 떨어지는 꿈에 자주 놀라도다

節晚横塘飛落絮 절만횡당비락서

철 늦은 못가에 버들 꽃이 날리고

春深故院語流鸎 춘심고원어류앵

봄이 깊은 옛집에 꾀고리 노래하네

遙知洛水去年路 요지락수거년로

멀리 생각해 보니 예전의 낙동강 길엔

芳草萋萋依舊生 방초처처의구생

꽃다운 풀 예와 같이 무성하게 나 있으리

歸鄕    귀향    고향에 돌아오다

十五離家三十回 십오이가삼십회

십오세에 집 떠나 삼십세에 돌아오니

長川依舊水西來 장천의구수서래

긴 내는 예와 같이 서쪽에서 흘러오네

柿橋東岸千條柳 시교동안천조류

감나무 다리 동쪽 언덕 일천 가지 버들은

强半山僧去後栽 강반산승거후재

절반은 산승이 떠난 뒤에 심었구나

 

用少陵韻  용소릉운   소룽의 운을 따라

 

萬事逢秋已自哀 만사봉추이자애

만사가 가을이 되면 절로 슬퍼지는데

又聞天塞雁南廻 우문천새안남회

남으로 가는 기러기 소리 하늘에서 또 들린다

白雲在望鄉關遠 백운재망향관원

흰 구름 바라보니 고향길이 아득하고

黄葉滿山書信稀 황엽만산서신희

누른 잎 산에 가득한데 서신이 드물구나

節晚池塘荷敗雨 절만지당하패우

철 늦은 못에 연꽃은 비에 없어지고

愁多道路客登臺 수다도로객등대

시름 많은 나그네 길 가다가 대에 오르네

轉蓬何處他時夜 전봉하처타시야

다북쑥처럼 구르는 몸 어느 곳 어느날 밤에

坐對燈龕倒一杯 좌대등감도일배

등불 마주하고 한잔 술을 기울일까

 

<사명대사 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