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四溟大師-다정다한(多情多恨)의 인간면(3)

-수헌- 2020. 5. 9. 18:50

이번에는 四溟大師의 다정다한의 면을 잘 볼 수 있는 시 중 백발과 늙음을 주제로 한시 몇 수 올린다.

 

秋軒夜坐 추헌야좌

가을 밤 헌함에 앉아

獨坐無眠羈思長  독좌무면기사장

홀로 앉아 잠 못드는 나그네 시름도 많은데

數螢流影度西廊  수형류영도서랑

두어마리 반딧불이 서랑으로 날아간다

崇山月出秋天遠  숭산월출추천원

숭산에 달이 뜨니 가을 하늘은 멀고

一夜歸心鬓已霜  일야귀심빈이상

하루밤 돌아가고픈 마음에 귀밑머리 희어진다

 

新羅古館夜坐  신라고관야좌

신라 고관에서 밤에 앉아

秋深殘燭畫屏冷  추심잔촉화병랭

깊은 가을 꺼져가는 촛불 아래 병풍그림은 차고

夜色寥寥螢火飛  야색요요형화비

밤빛은 고요한데 반딧불이 날아오네

髪上流年空老大  발상류년공로대

귀밑 머리 위로 흐르는 세월에 공연히 늙었으니

此生堪笑又堪悲  차생감소우감비

이 삶이 우습고 또 슬프구나

 

題信敬軸  제신경축

신경의 축에 쓰다

白首南征日 백수남정일

흰머리로 남쪽으로 가던 날

東林路更深  동림로경심

동림 길이 더욱 깊었도다

黄雲海上成  황운해상성

바다 위에 누런 구름 일어나니

青桂夢中尋  청계몽중심

꿈속에서 푸른 계수를 찾는다

空覺眼前老  공각안전로

눈 앞에서 늙어 감을 알면서도

不知頭上陰  부지두상음

미리 위 그늘은 알지 못하네

安心如可得  안심여가득

마음을 편히 할 수 있다면

何用水中金  하용수중금

물속의 금을 찾아 무엇하리

 

次西厓相公韻題垣俊軸

차서애상공운제원준축

서애상공의 운을 따라 원준의 축에 씀

萬死餘生在  만사여생재

만번을 죽다가 남은 목숨

柴門掩碧坡  시문엄벽파

푸른 언덕 싸리문에 갇혔도다

雁廻沙塞遠  안회사새원

기러기 돌아가는 변방은 멀고

山僻水雲多  산벽수운다

산 깊으니 물과 구름이 많도다

白首淹漳浦  백수엄장포

흰머리로 장포에 머무르니

歸心夢薛蘿  귀심몽설라

꿈속에서 돌아갈 마음이 엉키네

殘星下天末  잔성하천말

새벽녘 별이 하늘 끝에 내리니

更問夜如何  경문야여하

밤이 어찌 되었나 다시 묻는다

 

次鄭從事韻  차정종사운

정 종사의운을 따라

九華仙洞鹿成群  구화선동록성군

구화산 선동에서 사슴과 무리 되어

四十三年管白雲  사십삼년관백운

사십 삼년 흰 구름을 벗하였지만

歲晚誤爲征戍子  세만오위정수자

나이 들었다고 나라 지키는 일 못하리

鬓絲如雪走轅門  빈사여설주원문

눈같은 귀밑 머리로 군문을 달리도다.

 

題降仙亭  제강선정

강선정에서 쓰다

白首關河夜 백수관하야

밤중 관문 물가에서 늙은이가

傷心遠客愁 상심원객수

나그네 시름에 마음을 상하네

相思無恨意 상사무한의

원망의 마음 없이 서로 그리며

明月獨登樓 명월독등루

달 밝은 누각에 홀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