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溟大師의 충절과 詩

사명대사(四溟大師)의 충절과 시에 관한 카테고리를 열면서. . .

-수헌- 2020. 4. 17. 18:23

이 방에서는 사명대사(四溟大師)의 시를 차례로 올려 감상하면서 대사의 우국충정을 느껴 보고자 한다.

 

우리가 아는 四溟大師는 임진왜란때 승병을 이끌고 왜적과 싸운 승병장이었으며, 전후 일본으로 건너가 3000여명의 피로인(被虜人)을 쇄환(刷還)해온 외교관 정도로만 알고 있으나 사명대사의 시와 글씨에 대하여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사명대사의 행적이나 신통력과 관련하여, 구전하는 전설적 일화나 국가 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비석 이야기 등이 있을 뿐 대사의 유묵이나 시서(詩書)에 대하여는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사명대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시 작품을 남겼는데 그 시와 글씨의 수준도 범상치 않으며, 시에 표현된 우국충정심도 매우 남다른 것으로 생각 된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형하곡 허봉(荷谷 許篈)사명대사의 시를거문고 소리와 같고, 맑고 고요하다 하며 당나라의 9()의 시와 같다 하였다.

사명대사가 지은 시는 당시 하곡에게 있던 것이 수천 수 되었다 하는데 병화로 모두 없어 졌다고 한다.

사명대사의 문집인 사명집에 수록되어 있는 사명대사의 시는 고시(古詩) 10, 5언 율시 20, 7언 율시 44, 5언 절구 10, 7언 절구 102, 선게(禪偈) 35, 도해잡체시 97수 그외 사()8, 도합 326수가 남아 있다고 한다.

사명대사의 시는 예술적인 것보다 사교적인 것이 많으며 표현에 있어서 고사숙어가 많이 인용되고 우국 충정에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아무런 꾸밈도 없이 유유자적한 표현이면서 수백년을 지난 오늘날에 있어서도 대사의 구국의 고결한 정혼(精魂)을 접할 수 있다.

사명대사는 글씨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서애 유성룡(西厓 柳成龍)은사명대사의 글씨에 대하여 말하기를 자못 시에 능하고 초서(草書)를 잘 썼다(頗能詩善眞草 )’고 하였다.

그런데 사명대사의 글씨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필적을 찾아볼 수 없으나 일본에는 더러 남아 있다고 하며 일전(201911)에 일본 교도(京都) 고쇼지(興聖寺) 소유 유묵이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전시 된바 있다.

 

<2019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유묵>

 

좌로부터...

1) 신라 문장가 최치원의 시 중 일부인 '나팔 소리 들리고 아침저녁으로 물결 일렁이는데/ 청산의 그림자 속 지나간 이 예나 지금 몇이나 될까'[畵角聲中朝暮浪/靑山影裏古今人] 문구를 쓴 유묵.

2) 고려 후기 문신 유숙이 지은 시 '벽란도(碧瀾渡)'를 차운해 완성한 작품. 그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지낸 시기가 10년이 됐다면서 일본에서 임무를 마무리하면 선승(禪僧)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3) 고쇼지를 창건한 엔니 료젠(円耳了然)에게 허응'(虛應)이라는 도호(道號)를 지어 주고 쓴 글씨.

4) 고쇼지에 있는 중국 남송 승려 '대혜 종고' 글씨를 보고 감상을 적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