霖雨行 三首 임우행 3수 鄭斗卿 정두경 (東溟集)
장맛비 세수
古稱三日往爲霖 고칭삼일왕위림
옛말에 장맛비도 삼 일이면 그친다는데
今年霖雨凡幾日 금년림우범기일
금년 장맛비는 무릇 며칠이나 내리는가
淸晨登高望巨野 청신등고망거야
맑은 새벽 높은 데 올라 들판을 바라보니
洪濤滔天魚拂鬱 홍도도천어불울
큰 물이 세상에 넘쳐 물고기만 빽빽하구나
野中居人盡已沈 야중거인진이침
들판의 사람 사는 곳 모두 물에 잠겼고
鷄犬亦死眞傷心 계견역사진상심
닭과 개도 모두 죽어 정말 마음 상하네
縱有存者欲收骨 종유존자욕수골
설령 사람이 있어 유골을 거두려고 해도
人在魚腹安能尋 인재어복안능심
고기 배 속에 있으니 어찌 찾을 수 있을까
漢時黃河決瓠子 한시황하결호자
한나라 때 호자에서 황하의 둑이 터져서
河溢東南注巨野 하일동남주거야
동남쪽에 물이 넘쳐 큰 들판에 쏟아졌네
天子親臨塞決河 천자친림새결하
천자께서 친히 와서 터진 황하를 막을 때
百官負薪沈白馬 백관부신침백마
백관들도 섶을 지고 백마진 물에 빠졌네
却恨河伯何不仁 각한하백하불인
하백이 어찌나 어질지 못한 지 한스러워
爲之作歌哀吾人 위지작가애오인
불쌍한 우리를 위해 노래를 지어 불렀네
今年水災掩今古 금년수재엄금고
금년의 이 수재는 예전에는 없었던 건데
誰扣天門減征賦 수구천문감정부
누가 대궐문을 두드리며 감정부를 읊을까
自夏至秋雨紛紛 자하지추우분분
여름부터 가을까지 분분하게 비가 내리니
咫尺杳冥眞難分 지척묘명진난분
지척 간도 어두워서 분간하기 참 어렵구나
平陸翻成渤海水 평륙번성발해수
평평한 육지가 뒤바뀌어 발해가 되었으니
山川盡起蛟龍雲 산천진기교룡운
산천은 사라지고 교룡의 구름만 일어나네
蛟龍雲雷滿天地 교룡운뢰만천지
교룡의 구름과 우렛소리 천지에 가득하니
君子正合思經綸 군자정합사경륜
군자는 마땅히 경륜을 생각해야 하겠구나
何世獨無英俊才 하세독무영준재
어찌 어느 때만 뛰어난 인재가 없으리오
君王早起黃金臺 군왕조기황금대
임금님께서 일찌감치 황금대를 지으셨네
※瓠子(호자) :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지명으로, 한 무제 때 호자에서 황하가 터져 회수와 사수에까지 범람했다고 한다.
※百官負薪沈白馬(백관부신침백마) : 한 무제 때 황하수가 호자(瓠子)의 둑을 터뜨리자, 무제가 친히 이곳으로 와 군사 수만 명을 징발하여 둑을 메우게 하였는데, 장군(將軍) 이하가 모두 등에 짐을 지고 가 메우면서 기원(淇園)의 대나무를 모두 잘라다가 채워 넣어 마침내 공사를 완성하였다 한다. 白馬(백마)는 白馬津(백마진)을 말하는 듯한데, 고대에 황하를 건너는 유명한 나루터이다.
※減征賦(감정부) : 조세(租稅)와 부역을 줄여 달라고 청하는 부를 말한다.
※黃金臺(황금대) : 어진 인재를 초청하기 위한 대를 말한다. 연(燕) 나라 소왕(昭王)이 제(齊) 나라에 패한 뒤에 원수를 갚고자 천하의 현사(賢士)들을 맞이하려고 역수(易水)에 세운 대(臺). 그 위에 황금을 놓아두었다고 한다.
*정두경(鄭斗卿,1597~1673) : 조선 후기 동명집을 저술한 문인. 학자. 자는 군평(君平), 호는 동명(東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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