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日 복일 徐居正 서거정 (四佳集)
日高三伏北窓凉 일고삼복북창량
삼복에 해가 높이 떠도 북창은 서늘하여
已與陶劉到醉鄕 이여도류도취향
이미 도류와 같은 취향에 도달하였구나
睡起高謌薄薄酒 수기고가박박주
자다 일어나 박박주 마시며 크게 노래하니
傍人拍手笑吾狂 방인박수소오광
주위 사람 손뼉 치며 나를 미쳤다고 비웃네
※陶劉(도류) : 진(晉) 나라 때의 시인 도잠(陶潛;도연명)과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을 같이 칭한 말이다. 두 사람 모두 술을 매우 즐겼다.
※醉鄕(취향) : 술에 얼큰히 취해 느끼는 즐거운 경지.
※薄薄酒(박박주) : 아주 텁텁하고 맛이 좋지 아니한 술. 맛이 진하지 않고 싱거운 술.
三伏 三首 삼복 3수 徐居正 서거정
三伏炎雲大地爐 삼복염운대지로
삼복 더운 구름이 대지를 화로처럼 달구니
滿街冠蓋汗翻珠 만가관개한번주
거리 가득한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네
病衰閑寂誰如我 병쇠한적수여아
늙고 병들어 한적하기 그 누가 나만 할까
北牖淸風颯雪鬚 북유청풍삽설수
북창에서 맑은 바람이 흰 수염을 스치네
一椀香茶小點氷 일완향다소점빙
향기로운 차 한 잔에 조그마한 얼음 띄워
歠來端可洗煩蒸 철래단가세번증
마셔보니 참으로 무더위를 씻을 수 있네
閑憑竹枕眠初穩 한빙죽침면초온
한가로이 죽침 베고 단잠이 막 들려는데
客至敲門百不應 객지고문백불응
손님 와서 문 두드려도 백번인들 대답 않네
疊雪輕衫闊袖裁 첩설경삼활수재
눈처럼 가벼운 적삼은 소매를 넓게 지었고
平鋪竹簟滑於苔 평포죽점활어태
평평히 편 대자리는 이끼보다 매끄럽구나
開窓拄笏靑山晩 개창주홀청산만
창 열고 저문 청산 향해 턱 괴고 있자니
頭上催詩雨亦來 두상최시우역래
머리 위에 또 비가 내려 시를 재촉하는구나
*서거정(徐居正,1420~1488) : 조선 전기 형조판서, 좌참찬, 좌찬성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강중(剛中) 또는 자원(子元), 호는 사가정(四佳亭) 혹은 정정정(亭亭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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