避暑 피서 徐居正 서거정 (四佳詩集)
더위를 피하다
何時三伏盡 하시삼복진
삼복더위는 어느 때나 다 하려는지
終日四窓開 종일사창개
하루 종일 사방의 창을 열어젖혔네
排熱酒多效 배열주다효
더위 쫓는 데는 술이 효과가 많으나
納涼詩更催 납량시경최
시원해지라고 다시 시 짓기 재촉하네
捲簾邀月出 권렴요월출
뜨는 달을 맞이하려 발을 걷어 올리고
剪樹引風來 전수인풍래
바람 끌어들이려 나무 가지를 잘랐네
歲月聊消遣 세월료소견
그럭저럭 세월이나 보내다 보니
功名已冷灰 공명이랭회
공명은 이미 식은 재가 되었구나
池院 지원 徐居正 서거정 (四佳集)
못가의 정원
池院淸陰裏 지원청음리
못가의 정원 서늘한 그늘 속에서
幽閑一事無 유한일사무
아무런 할 일도 없어 한가히 있네
編籠收鴿子 편롱수합자
새장을 엮어서 비둘기를 키우고
揷竹護鷄雛 삽죽호계추
대나무 꽂아서 병아리를 지키네
竹槊森森玉 죽삭삼삼옥
대나무는 높이 솟아 아름답고
荷盤顆顆珠 하반과과주
연잎 쟁반에는 알알이 구슬이구나
何妨消暑飮 하방소서음
더위 쫓을 술 왜 못 마시게 할까
酒可遣兒沽 주가견아고
술은 아이 보내서 사 오면 되는데
池院 지원 徐居正 서거정 (四佳集)
池院無人晝正長 지원무인주정장
사람 없는 못가 정원에 긴 낮이 한창인데
白衫烏帽可新涼 백삼오모가신량
흰 적삼 오사모에 서늘함이 느껴지는구나
蜂鬚花蕊香先聞 봉수화예향선문
꿀벌의 수염은 꽃술의 향기를 먼저 맡고
燕觜芹泥濕不妨 연자근니습불방
제비 부리 근니에 젖어도 거리껴하지 않네
嘉果遍嘗宜病口 가과편상의병구
두루 맛본 좋은 과실은 병든 입맛에 맞고
淸茶細啜沃煩腸 청다세철옥번장
맑은 차 조금 마셔 거북한 속을 다스리네
閑中游戲唯詩酒 한중유희유시주
한가하니 오직 유희 거리는 시와 술뿐이니
世事榮枯已兩忘 세사영고이량망
세상사 영고성쇠는 이미 모두 잊었노라
*서거정(徐居正,1420~1488) : 조선 전기 형조판서, 좌참찬, 좌찬성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강중(剛中) 또는 자원(子元), 호는 사가정(四佳亭) 혹은 정정정(亭亭亭).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七夕 (칠석) - 李穀 (이곡) (0) | 2022.07.30 |
---|---|
苦熱三十韻 (고열삼십운) - 丁若鏞 (정약용) (0) | 2022.07.29 |
豆粥 (두죽) - 李穡 (이색) (0) | 2022.07.24 |
霖雨行 三首 (장맛비 세수) - 鄭斗卿 (0) | 2022.07.18 |
伏日 (복일) - 徐居正 (서거정) (0) | 2022.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