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上元夜臥占 (상원야와점) 外 - 尹愭 (윤기)

-수헌- 2025. 2. 6. 16:32

上元夜臥占 상원야와점 尹愭 윤기  

정월 대보름 밤에 누워서

 

舊俗踏橋十五宵 구속답교십오소

옛 풍속에는 보름날 밤에 답교를 하며

少年喧笑競招邀 소년훤소경초요

소년들이 웃고 떠들며 서로 불러냈는데

臥思明月霜橋響 와사명월상교향

누워서 서리 내린 달 밝은 다리 생각하니

縱不踏橋亦踏橋 종부답교역답교

답교하지 않아도 답교한 것과 같구나

 

※踏橋(답교) : 정월 대보름 밤에 그해의 다리 병[脚疾]을 물리치기 위해 풍악을 울리며 다리 위를 밟고 거니는 풍속이다. 다리밟기라고도 한다.

 

上元 兒輩放紙鳶 謂之送厄 戲題其背   尹愭

상원아배방지연 위지송액 희제기배  윤기

대보름날 아이들이 연을 날려 보내며 액을 떠나보낸다고 하기에 장난 삼아 연 등에 써주었다.

 

放爾千山萬水過 방이천산만수과

너를 놓아 보내니 천 산 만 강 다 지나

乘風一去入無何 승풍일거입무하

바람 타고 날아가 무하향으로 들어가서

多少今年諸厄會 다소금년제액회

올 한 해 만나게 될 여러 가지 액운들을

殷勤爲我盡消磨 은근위아진소마

나를 위하여 모조리 사라지게 해 주시게

 

※無何(무하) : 무하향(無何鄕)의 준말로 아무것도 없는 세상을 말한다.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에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는 무위자연의 도가 행해질 때 도래하는, 생사도 없고 시비도 없으며 인위적인 것도 없는 참으로 행복한 곳, 또는 그런 마음의 상태로 현실적으로 아무 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理想鄕)을 말한다. 여기서는 앞의 의미로 사람이 살지 않는, 아무도 없어서 액운이 발붙일 수 없는 곳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