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鄭湖陰韻 차정호음운
정호음의 운을 차운하다
靑白橋雲閣晩湖 청백교운각만호
저무는 호수 청백교의 높은 누각에
當時紅粉記吾無 당시홍분기오무
그때는 어여쁜 미녀가 나에게 없었네
華筵袖却瓊瑤去 화연수각경요거
화려한 연회 경요가 소매 떨치고 가니
震䳱從來也不孤 진목종래야불고
외롭지 말라고 놀란 오리가 쫓아오네
元韻 湖陰 원운 호음
靑林粉堞枕平湖 청림분첩침평호
푸른 숲 흰 성가퀴 잔잔한 호수를 베고
勝事連倫古亦無 승사련륜고역무
연이어지는 좋은 경치 예전에는 없었네
當日分留多物色 당일분류다물색
그 때 좋은 경치를 많이 읊었었는데
夢中春草興難孤 몽중춘초흥난고
꿈속에 춘초가 일어나서 외롭지 않구나
※鄭湖陰(정호음) : 조선전기 대제학, 판중추부사, 공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정사룡(鄭士龍, 1491~1570). 자는 운경(雲卿), 호는 호음(湖陰).
※紅粉(홍분) : 연지와 분이라는 뜻이나, 곱게 화장한 미인이나 기녀를 뜻한다.
※瓊瑤(경요) : 아름다운 옥이란 뜻이나, 여기서는 옥처럼 아름다운 자태의 미인을 뜻한다.
※分留多物色(분류다물색) : 시인 묵객들이 그 경치를 많이 읊었기에 뒤에 찾는 사람들은 새로운 내용을 읊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이다. 두보(杜甫)의 시에 ‘송공이 쫓겨난 뒤 이 벽에 시를 지었는데 아직도 남은 경치 노부를 기다리네. [宋公放逐曾題璧 物色分留待老夫]’라는 구절이 있다.
三日浦 삼일포
鏡裏芙蓉三十六 경리부용삼십육
거울 속 연꽃은 서른여섯 봉오리요
天邊鬢髻萬二千 천변빈계만이천
하늘가 푸른 산은 만 이천 봉우릴세
中間一片滄洲石 중간일편창주석
그 가운데 한 조각 창주의 돌 있으니
合着東來海客眠 합착동래해객면
동쪽으로 온 해객이 앉아 졸만 하네
※滄洲(창주) : 창주는 원래 해변의 은자(隱者)의 거처를 말하는데, 남조(南朝)때 제(齊)나라의 시인 사조(謝朓)가 선성(宣城)에 부임하여 창주의 풍류를 즐겼다는 고사에서 유래하며, 이후로 산수 좋고 유벽(幽僻)한 고을로써 은사(隱士)의 거처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合着東來海客眠(합착동래해객면) : 해객(海客)은 양사언의 호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쪽(삼일포)에 온 내(양사언)가 앉아 놀며 졸고 싶은 곳이라는 뜻으로도 이해된다.
寄崔大中 기최대중
최대중에게 주다
仙人一去瑤臺月 선인일거요대월
선인이 요대의 달을 처음 찾아갔더니
琴瑟空餘海上亭 금슬공여해상정
바다 위 정자에 거문고 소리 남았네
今朝把贈瀛洲客 금조파증영주객
오늘 아침 집어서 영주객에게 보내니
綠水靑山空復情 수청산공부정
헛된 정이 녹수청산에 다시 돌아오네
※瀛洲(영주) : 중국 전설에서,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의 하나. 삼신산은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의 3산을 말하는데 한국에서는 각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삼신산으로 부른다.
降仙亭 戱爲留眼蓀谷李謫仙 강선정 희위류안손곡이적선
강선정 손곡 이적선을 바라보며 놀리다.
霓裳羽衣淸都仙 예상우의청도선
무지개치마 깃털 옷 입은 청도의 신선이
謫下碧海三千年 적하벽해삼천년
푸른 바다로 삼천 년을 귀양살이 왔구나
今朝學吹鳳簫曲 금조학취봉소곡
오늘 아침에는 봉소곡 부는 것을 배워서
萬里長空乘紫煙 만리장공승자연
만 리 먼 하늘을 푸른 안개 타고 오르리
※蓀谷李謫仙(손곡이적선) : 손곡(蓀谷) 이달(李達)을 말한다.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 이달의 시재(詩才)를 높이 평가하여 인간 세상에 귀양 온 신선으로 표현하였다.
※淸都(청도) : 청도(淸都)는 옥황상제가 사는 궁궐로 신선의 세계를 의미한다.
※鳳簫曲(봉소곡) : 진나라 목공(晉穆公) 때 사람 소사(蕭史)는 퉁소를 신묘하게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처럼 낼 수 있었다. 진 목공(晉穆公)의 딸 농옥(弄玉)과 결혼하여 같이 피리를 불면 봉황이 날아오곤 하였는데, 뒤에 봉황을 타고 채운(彩雲) 위로 올라갔다고 한다.
降仙亭待車紫洞 강선정 대차자동
강선정에서 차자동을 기다리며
降仙亭上望仙翁 강선정상망선옹
강선정 위에서 선인을 바라보니
何處鸞笙奇碧空 하처란생기벽공
어디선가 난생 소리 하늘에 울리네
迦洛峯頭斜日落 가락봉두사일락
가락봉 위로 지는 해는 기울어 가는데
白鷗疎雨海棠紅 백구소우해당홍
가랑비 속에 백구 날고 해당화 붉구나
※車紫洞(차자동) : 조선 전기 평해 군수 등을 역임한 차식(車軾). 자는 경숙(敬叔), 호는 이재(頤齋), 자동(紫洞). 봉래공(蓬萊公)이 회양부사 시절 금강산을 함께 유람했다.
※난생(鸞笙) : 선인(仙人)이 부는 생소(笙蕭)의 미칭(美稱). 난생(鸞笙)을 분다는 것은 선유(仙遊)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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