丘山驛亭次趙石磵韻 구산역정차조석간운
구산 역참에서 조석간의 시에 차운하여
日暮郵亭强倒巵 일모우정강도치
해 저문 역참에서 억지로 잔을 기울이니
路分南北欲歸時 노분남북욕귀시
돌아가려 하는 길은 남북으로 갈려 있네
長相思處長相見 장상사처장상견
오랫동안 그리던 곳 오랫동안 바라보니
誰恨人間有別離 수한인간유별리
그 누가 인간에 있는 이별을 한탄하리
※趙石磵(조석간) : 고려 후기 밀직 제학, 서해도 관찰사, 첨서 밀직사사 등을 역임한 문신인 조운흘(趙云仡). 석간(石磵)은 그의 호이다.
崔門壽席見贈 최문수석견증
최씨 문중의 수연을 보고 드리다.
種玉一山森似竹 종옥일산삼사죽
산에다 뿌린 옥 씨앗이 대처럼 우거지고
棲霞雙鶴髮如煙 서하쌍학발여연
노을에 깃든 쌍학의 머리가 안개 같구나
斷將織女機中素 단장직녀기중소
베 짜던 여인이 베틀의 베를 끊어내니
更獻人間五百年 경헌인간오백년
인간 세상 오백 년을 다시 바치는구나
※種玉(종옥) : 옥의 씨앗을 뿌린다는 말이다. 양백옹(楊伯雍)이라는 사람이 3년 동안 무종산(無終山)에서 목마른 행인들에게 물을 길어다 마시게 해 준 결과, 이에 감동한 선인(仙人)으로부터 한 말의 옥 씨를 받아 심어 수많은 미옥(美玉)을 생산하여 부유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는 선행을 많이 하였다는 의미이다.
※斷將織女機中素(단장직녀기중소) : 맹자의 어머니가 베틀의 베를 끊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해서는 안 됨을 가르친 맹모단기(孟母斷機)의 고사를 인용하여 자식들의 훈육을 잘하였음을 표현하였다.
別金孝子譚 五絶 별김효자담 오절
효자 김담을 이별하면서, 오수의 절구
金祭考 盃酒自乾 及葬作碣 須石自裂 人以爲誠孝所感也
김제고 배주자건 급장작갈 수석자렬 인이위성효소감야
김담이 부친의 제를 올릴 때 술잔의 술이 절로 말랐고, 장례 때 묘갈을 세우려고 하니 마침내 돌이 저절로 갈라지니 사람들이 그의 효성에 감동하였다.
1
一嶺遠浮晹谷海 일령원부역곡해
봉우리 하나 멀리 역곡 바다에 떠있고
五雲深鎖鳳凰池 오운심쇄봉황지
오색구름은 봉황지에 깊숙이 잠겼네
仁君倘問金生孝 인군당문김생효
어진 임금께서 김생의 효성을 물으시니
只在杯乾石裂時 지재배건석렬시
술잔 마르고 때맞춰 돌 갈라졌다 했네
2
二載粟紅珍富縣 이재속홍진부현
두 해를 진부현에 곡식이 붉게 변하니
三年保合大和民 삼년보합대화민
삼 년 동안 백성들이 보합대화 하였네
飛蝗不入橫溪嶺 비황불입횡계령
메뚜기조차 횡계령엔 들어오지 않으니
天意先和惠孝人 천의선화혜효인
하늘이 먼저 효자에게 은혜를 베풀었네
3
滌脆君羹終不遺 척취군갱종불유
맛있는 임금님의 국은 끝내 못 드렸어도
忍敎慈母獨無將 인교자모독무장
차마 어머님을 외롭게 하려 하지 않으니
丘民供奉多餘裕 구민공봉다여유
구민들이 크게 넉넉히 받들어 섬기고
太守聞來莫敢嘗 태수문래막감상
태수가 듣고 감히 경험하지 못했다 하네
4
連村比屋回回首 련촌비옥회회수
돌아보니 집집마다 훌륭한 사람 되어
石表紅旌處處看 석표홍정처처간
석표와 홍정문이 곳곳에 보이는구나
誰將六行昭來許 수장륙행소래허
장차 육행을 밝혀 나아갈 이 누구인지
課到斯人亦改觀 과도사인역개관
차례가 되면 이 사람 또한 다시 보겠지
5
桃花源裏見朱陳 도화원리견주진
복숭아꽃 속이 붉게 펼쳐 보이듯이
君予鄕中講五倫 군여향중강오륜
그대는 마을에 오륜을 가르쳐 주는구려
笑殺六年東閣守 소살륙년동각수
육 년이나 동각을 지켜도 웃어넘기는데
時來空薦一忠臣 시래공천일충신
때가 되어 한 충신을 공연히 천거하네
※晹谷(역곡) : 해가 비치는 골짜기. 우리나라의 별칭 중 하나이다.
※粟紅(속홍) : 곡식이 붉게 변질된다는 뜻으로 태평성대를 말함. 속홍관후(粟紅貫朽)에서 나온 말로 태평한 세상에 물자가 남아돌아서 곡식이 붉게 변질되고 돈꿰미가 썩는다는 뜻.
※保合大和(보합대화) : 주역(周易) 중천건(重天乾) 편 ‘건도변화(乾道變化) 각정성명(各正性命) 보합대화(保合大和) 내이정(乃利貞)’에서 나온 말로,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인성과 천명을 바르게 세우고 한 마음을 이루면 더 큰 의미의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無將(무장) : 장차 무슨 일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뜻.
※君羹終不遺(군갱종부유) : 춘추 시대(春秋時代) 정(鄭) 나라 사람 영고숙(潁考叔)의 고사인 군갱유모(君羹遺母)에서 나왔다. 지극한 효자인 영고숙이 정장공(鄭莊公)과 식사를 하는데, 영고숙이 고기를 남겨두고 밥만 먹었다. 장공이 왜 그러는지 묻자, 대답하기를 ‘소인은 어머니가 계신데, 어머니는 소인이 먹은 것을 모두 맛보셨습니다. 아직 임금님의 국은 맛보지 못하셔서 청컨대 어머니께 이것을 드리고 싶습니다. [小人有母, 皆嘗小人之食矣, 未嘗君之羹, 請以遺之.]’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丘民(구민) : 시골에 사는 사람, 농민, 대중(大衆)등을 의미함.
※比屋(비옥) : 집집마다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뜻.
※紅旌(홍정) : 나라에서 충신,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하여 그 사는 집 앞이나 마을 입구에 세우던 문을 정문(旌門)이라 하는데 붉은색으로 정문을 세우기에 홍정문(紅旌門)이라고 했다.
※六行(육행) : 여섯 가지의 덕행. 효도, 우애, 화목, 부부애, 책임, 구휼.
※笑殺(소살) : 어떤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김 .
※東閣(동각) : 동각은 동합(東閤)과 같은 말로, 한(漢) 나라 공손홍(公孫弘)이 재상이 된 뒤에 객관(客館)을 세워 동합을 열고 어진 이를 영접하여 함께 국사를 의논하였다는 데서 나온 것으로, 재상이 빈객을 초치하여 대접하는 곳을 뜻한다.
※金譚(김담 ;1522~ ? ) : 조선 시대 효자로서 자(字)는 담지(譚之), 호는 진재(眞齋), 18세의 나이로 낭해(郞解)에 뽑혔으나 벼슬길을 사양하고 어버이 봉양에 일관하였다. 한편 그의 지극한 효성을 보면, 부친상을 당하여 슬픔을 다하였으며, 예로써 장례를 치렀는데, 조석으로 상식을 올린 술잔이 저절로 말랐으며, 묘역에다 석물을 세우려고 하였으나 돌을 쪼개기가 어려워 그 돌을 붙들고 슬프게 울자, 돌이 먹줄을 따라 저절로 갈라지니, 고을 사람들이 그의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였다고 하면서 탄복하였다. 봉래 양사언(蓬萊 楊士彦)이 추천하여 포상을 받았고, 또 시를 지어 그의 지극한 효성을 기렸다. 그의 사우(祠宇)인 보진재(葆眞齋)가 현재 강릉시에 있는데,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이 발문(跋文)을 짓고, 양사언이 서김효자행실(序金孝子行實)이란 글을 썼다. 또 삼세사효지여(三世四孝之閭)라는 서액(書額)은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가 썼다.
'『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 > 七言絶句(칠언절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贈送臨瀛歌妓 (증송임영가기) 外 (0) | 2025.01.26 |
---|---|
次鄭湖陰韻 (차정호음운) 外 (0) | 2025.01.26 |
石樓十首 (석루십수) (0) | 2025.01.26 |
崔翰林大中壽席 (최한림대중수석) 外 (0) | 2025.01.26 |
次一行韻 (차일행운) 外 (0) | 2025.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