處暑日 처서일 李敏求 이민구
夕雨收殘暑 석우수잔서
저녁 비 내려 남은 더위 가시고
秋風進早涼 추풍진조량
가을바람 불어 일찍 서늘해지네
新衣誰與着 신의수여착
새 옷을 누가 갖다 주어 입을까
舊褐獨餘藏 구갈독여장
간직했던 옛 털옷을 홀로 입네
蟬咽頻移樹 선열빈이수
매미 자주 나무를 옮기며 울고
蛩音稍近床 공음초근상
벌레 소리 침상 끝에 다가오네
今宵垂葉露 금소수엽로
오늘 밤에는 잎에 맺힌 이슬이
應帶月斜光 응대월사광
응당 비스듬히 달빛을 띠겠구나
2
塞雨洗茅茨 새우세모자
변방에 내린 비 초가집 씻어내고
高梧涼葉衰 고오량엽쇠
높은 오동은 잎이 시들어 서늘하네
形容甘潦倒 형용감료도
몸과 얼굴 늙은 건 어쩔 수 없지만
行坐恨欹危 항좌한의위
걷기도 앉기도 두려워 한스럽구나
卒歲身無褐 졸세신무갈
한 해 다 가도록 몸에 털옷이 없고
殘年鬢有絲 잔년빈유사
늘그막에 귀밑머리만 세어졌구나
虛堂聞蟋蟀 허당문실솔
텅 빈 집에 귀뚜리 소리 들려오니
人事負天時 인사부천시
사람 일이 천시를 저버렸구나
※高梧涼葉衰(고오량엽쇠) : 량(涼) 자는 원문에서 판독이 불가하나 문맥상 량(涼) 자로 판독하였다.
※卒歲身無褐(졸세신무갈) : 시경(詩經) 칠월(七月)의 ‘옷이 없고 털옷이 없으니 어떻게 이 해를 보내리오. 〔無衣無褐, 何以卒歲.〕’라고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이민구(李敏求,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 또는 관해(觀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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