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和陶詩 飮酒 五,六 (화도시 음주 5,6) - 申欽 (신흠)

-수헌- 2024. 3. 7. 15:31

飮酒 其五  음주 기오     申欽   신흠 

儀鳳不復來 의봉불부래

의젓한 봉황은 다시 오지 않았는데

百鳥何啾喧 백조하추훤

뭇 새들은 어찌 시끄럽게 지저귀나

聖人不復作 성인불부작

성인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니

衆家割據偏 중가할거편

아무나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구나

比如南郢者 비여남영자

마치 남쪽 영 땅으로 가는 사람은

北面背冥山 북면배명산

북쪽을 바라봐도 명산을 못 보듯이

謇余幸晩悟 건여행만오

나는 어렵사리 늦게라도 깨달아서

弱喪始知還 약상시지환

어려서 잃었던 집에 돌아오려 하네

至理諒斯在 지리량사재

진리는 참으로 여기 있음을 믿으니

嘿契在無言 묵계재무언

말 없는 가운데 묵묵히 애써야겠네

 

※儀鳳(의봉) : 의젓하게 춤추는 봉황이라는 뜻. 서경(書經) 익직(益稷)의 ‘순 임금이 창작한 음악인 소소를 끝까지 다 연주하자, 봉황이 듣고 찾아와서 의젓하게 춤을 추었다.〔簫韶九成 鳳凰來儀〕’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比如南郢者(비여남영자) 北面背冥山(북면배명산) : 반대쪽으로 갈수록 그 반대쪽과는 더 멀어진다는 뜻. 장자(莊子) 천운(天運)에 ‘남쪽으로 가는 자가 초(楚)의 수도인 영(郢)까지 오게 되면, 아무리 북쪽을 바라봐도 북쪽 끝에 위치한 명산(冥山)이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어째서인가? 너무 멀리 가버렸기 때문이다. [夫南行者至於郢 北面而不見冥山 是何也 則去之遠也.]’라는 구절에서 인용하였다.

 

飮酒 其六  음주 기육    申欽 신흠  

非者不自非 비자불자비

그른 자도 스스로 그르다 않으니

是者誰謂是 시자수위시

옳은 자라고 그 누가 옳다고 할까

因之互傾奪 인지호경탈

원인은 서로 다투며 빼앗으려다가

昔譽而今毁 석예이금훼

어제는 칭찬하고 오늘은 비방하네

是非毁譽間 시비훼예간

옳고 그르고 헐뜯고 칭찬하건 간에

悠悠且已爾 유유차이이

여유 있게 그대로 내버려 둘 뿐이네

老耼古至人 노담고지인

노담은 예부터 덕이 높은 성인이만

猶難士成綺 유난사성기

그래도 사성기에게 비난받지 않았나

 

※老耼(노담) : 노자(老子)를 말한다. 담(耼)은 그의 본명이다.

 

※猶難士成綺(유난사성기) : 장자(莊子) 천도(天道)에 사성기(士成綺)라는 사람이 노자(老子)를 찾아와 말하기를 ‘나는 선생이 성인이라는 말을 듣고 한번 뵙기 위하여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발이 부르트도록 쉬지 않고 왔는데, 지금 와서 보니 성인이 아니군요. [吾聞夫子聖人也 吾固不辭遠道而來願見 百舍重跰而不敢息 今吾觀子 非聖人也.’ 하였는데 노자가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