久雨傷稼 三 구우상가 3 丁若鏞 정약용
오랜 비에 심어 놓은 곡식이 상하다.
次韻東坡久旱甚雨之作三首 奉示淞翁 차운동파구한심우지작삼수 봉시송옹
동파의 구한심우의 시 세 수를 차운하여 송옹에게 받들어 보이다
自從脚痿深不出 자종각위심불출
다리가 마비되어 틀어박혀 나가지 않으니
百病往來痿則一 백병왕래위즉일
온갖 병이 왔다 가도 마비는 여전하구나
寤寐游息與起居 오매유식여기거
자고 깨고 놀고 쉬면서 살아가는 데 있어
此身不離方丈室 차신불리방장실
이 몸 사방 한 길의 방을 떠나지 못하네
面壁奚殊反觀心 면벽해수반관심
면벽과 반관심이 어찌 다를 수 있을까
坐榻幾乎穿當膝 좌탑기호천당슬
걸상에 오래 앉아 무릎 닿은 데가 뚫렸네
縛籬扃戶謝來賓 박리경호사래빈
오는 손님 사양하러 울타리 엮고 문 닫아도
苦遭生面恣隳突 고조생면자휴돌
불쑥 찾아오는 낯선 사람 만나기 괴롭구나
不唯廢人厭交懽 불유폐인염교환
오직 폐인이 서로 사귐을 싫어함이 아니라
自合仁昆哀錮疾 자합인곤애고질
어진 형을 만나니 절로 고질병이 슬퍼지네
況復向夕駭蚊雷 황부향석해문뢰
하물며 다시 저물녘엔 모기 소리에 놀라서
下簾獨坐愁不開 하렴독좌수불개
발 내리고 홀로 앉아 문 못 열고 시름했네
少時猖狂老如此 소시창광로여차
젊어서 미쳐 날뛰고 늙어서도 이러한 것이
人生本然何足哀 인생본연하족애
인생의 본연인 것을 어찌 슬퍼만 할 것인가
勸君止酒還自笑 권군지주환자소
그대에게 술 끊으라 권한 게 되레 우스우니
其實但當日飮三百杯 기실단당일음삼백배
실제로는 무릇 하루 삼백 잔은 마셔야 하리
※面壁奚殊反觀心(면벽해수반관심) : 면벽(面壁)과 반관심(反觀心)은 다 같이 불가(佛家) 용어이다. 면벽은 벽을 향하여 좌선(坐禪)하는 것을 말하고, 반관심은 역시 좌선하는 방법으로 자기 마음의 본성(本性)을 돌이켜 관조(觀照)하는 것을 말한다. 면벽(面壁)과 반관심(反觀心)이 글자의 의미상으로는 서로 다른 듯하나 내용은 서로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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